From garden to table

고추가루가 뭐길래? 내 손으로 만든 고추가루

맛의 마술사 하이디 2024. 10. 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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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른고추와 고추가루의 가격

고추가루 가격은 참 기이해요.

1) 고추를 말려서 꼭지채 있는 것,
2) 꼭지를 딴 마른 고추,
3) 씨빼서 방앗간에서 갈아낸 고추가루

이 세가지 중 어느 것이 가장 비쌀까요?  당연히 손질과 기계동력이 가장 많이 들어간 3)번 아니겠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1)번과 2)번 중에서는 어떤 것이 더 비쌀까요?  당연히 꼭지를 제거한 쪽이 더 손이 많이 갔으니 비싸야 하지요.

No, No.  그렇지 않아요.

 

고추는 1)번이 제일 값이 비싸고, 그다음이 2)번... 3)번은 그들보다 훨씬 더 싸답니다. 

왜 그럴까요?  (숙제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 만해요.)

 

2. 시중에서 구입한 마른고추로 고추가루 만들기

그래서 이번에는 고추가루를 구입하지 않고, 농협에 가서 마른 고추를 구입했어요.

빛깔도 좋고 크기도 굵고, 덜매운 걸로 골라달라 했더니 직원분께서 봉지를 열고 같이 냄새도 맡아보고 해서 이걸로 가져왔어요.  마른 고추는 600 그램을 한근이라 하고요, 10근 6 kg을 사왔는데, 무게도 넉넉하게 넣어주신 천안 로컬푸드에요.

단지, 농협에는 꼭지 있는 마른고추는 없더라고요.  인터넷에서는 꼭지 있는 고추도 구입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보시다시피, 정말 고추를 잘 키우셨네요.  고추가 씨는 적고 살은 두꺼워요!

작년에는 하이디가 키워서, 하나하나 씻어서 가정용 건조기로 말린 건고추가 4.5 kg 정도 되었었는데, 금년에는 겨우 1 kg이 될까 말까 해요.  고추는 정말 약없이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요.  올 여름 노린재를 아침 저녁으로 잡으면서 키운 건데...

 

마른 행주로 닦고 가위로 고추를 갈라 씨를 뺐어요.  (완전히 빼지는 않고 절반 정도, 가위질 해서 저절로 빠지는 정도로)

6 킬로그램 고추가 꽤 많아요.  나중에는 행주로 닦는 과정은 생략했어요.  표면이 그닥 더럽거나 하진 않았거든요.  

그래도 몇 시간을 재채기 하면서 이렇게 손질했답니다.  (딸들도 1시간 정도 동원했고요)  드물게 미운 흔적이 있는 건 가위로 잘라냈고요.

방앗간에 가서 휘리릭 기계로 빻아왔어요.  (방아삯은 12000원) 

씨를 뺐는데도 고추가루가 거의 6 kg이 되었어요.  (로컬푸드 생산자님 고맙습니다.  넉넉한 천안 인심!!)

3. 내가 키운 고추로 고추가루 만들기

내가 키운 고추도 하나하나 씻어 말려서 가위로 갈라서 씨빼서 방앗간에 가져갔는데, 추지다고 (습기가 많다고) 갈아줄 수 없다고 했어요.  그리고 양이 적어도 따로 빻을 수도 없다 그러네요.  아우~~~~

그래서 다시 가정용 건조기와 오븐을 이용해서 더 바삭하게 말렸어요. 실은 가정용 건조기로는 한번에 고추 15개 정도밖에 못말리니까, 말려서 집안에 뒀어도 공기 중의 습기를 머금은 거에요.

암튼 더 바삭하게 말려서, 2-3센티 크기로 잘라서 커터기에서 잘랐네요.  ㅋㅋㅋ (가내 수공업)

하하하, 이게 되네?

이렇게 커터로 잘게 절단한 고추를 다시 소형 분쇄기(마른재료용)에 넣고 빻았답니다.

독한 하이디의 집념... 

이렇게 분쇄해봐야 밥숟가락으로 2개 정도 나왔어요.  그게 어디냐!  병에다가 모았어요.

반복, 반복... 못할 건 없지, 완전 무농약 안매운 고추가루를 만들어서 엄니도 갖다 드리고 우리 가족 양념으로 쓸 터이니.

좀 거칠게 갈아진 것은 김치에 쓰면 되겠고, 엄니는 더 곱게 갈아다 드리는 게 좋겠어요.

파스타 소스병으로 하나, 그리고 작은 병으로 두 개 만큼 고추가루를 집에서 만들었네요 (총 1 킬로그램 남짓).  남들은 뭐라고 해도 하이디는 이것이 명품 고추가루라고 장담해요.  ㅋㅋㅋ

이렇게까지 수고를 해야했나 싶지만, 뿌듯함도 있어요.

 

내년에는 병충해를 잘 관리해서 좀 더 좋은 고추가루를 많이많이 얻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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