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는 갈비찜이지~! 무조건 맛있는 소갈비찜
울 엄마가 우리 어릴 적에 그러신 적이 있어요.
"너희가 이담에 어른되서 명절에 엄마 찾아올 때는 '갈비'나 '굴비'를 가져오면 좋겠다."
그때는 갈비와 굴비가 귀하기도 하고, 내 부모님이 그 두가지를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기억하기 좋게 갈비 & 굴비 ('비'자 돌림이네요)...
그래서 갈비찜 만들 때 엄마가 생각나요. (지금은 고기를 잘 못드시더라고요. 치아 때문에)
새댁 시절, "엄마, 갈비찜 어떻게 만들어요?" 여쭤봤어요. 물에 담가서 핏물을 빼는 건 엄마 하시는 걸 봐서 알겠는데, 양념에 재워 뒀다가 끓이는지, 아니면 끓이기 시작하면서 양념을 하는지, 무는 언제 넣는 게 좋을지, 양념은 어떻게 하는지, 얼마나 두면 양념이 배는지, 물은 얼마나 붓는지, 처음부터 물을 많이 붓고 끓이는지... 알지 못해서 말이죠.
엄마의 대답은 명료했어요.
갈비찜은 어떻게 해도 맛있어!
그래서 자신있게 만드는 갈비찜이에요. 호호
하이디가 갈비찜 만든 거 공개해 드리지만, 아무렇게 만들어도 갈비찜은 맛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만드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갈비를 한나절 이상 물에 담가서 핏물을 빼는 것은 필수에요. 핏물이 꽤 많이 나옵니다. 물을 조금씩 흘려보내면서 담가놔도 되고요, 종종 핏물을 빼고 맑은 물을 부어주는 거 아시죠?
그리고, 핏물 빠진 갈비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기름이 뭉친 부분은 잘라낸 다음, 끓는 물에 3-4분 정도 삶아 건졌어요.
국내에서 처리된 찜갈비는 자를 필요 없도록 적당한 크기로 포장되어 있는데요, 코스트코에서 찜갈비를 샀더니 뼈의 위치와 상관없이 큼직한 블럭으로 잘려 있어서 조금 손질이 필요했어요.
데쳐낸 갈비를 냄비에 넣고, 양념을 넣었어요.
하이디가 솔직히 고백하자면, 집에 무가 반 개 정도는 있는 줄 알았거든요. 코스트코 갔는데 무가 없더라고요 (내가 못찾았는지). 집에 와서 보니 무가 작은 거 한 토막 밖에 없는 거에요. 허얼~
[무 없어도 갈비찜 만들 수 있다! = 갈비 없고 무만 있으면 갈비찜 만들 수 없다! ] 맞지요?
갈비는 2킬로그램 정도 되는 분량이고요, 양념은 진간장 1국자, 집간장 반 국자, 마늘 반 국자, 복숭아청 2 국자, 후추, 요리술 1 국자 - 이렇게 넣고 시작했어요. 무 한토막 넣고, 감자를 4-5개 깎아서 넣었어요. 양파 반 개, 대파 한 뿌리.
(무가 없어서 감자 넣었지만, 감자도 갈비찜 안에 있으니 왜이렇게 맛있는지..._)
처음부터 물을 고기가 잠길랑 말랑 하게 넣고 끓여도 되지만, 하이디는 일단 양념 넣고 불을 켜서 10분 정도 바글바글 끓였어요. 양념이 고기에 배어들도록 말입니다. 그 다음에 원하는 만큼 물을 붓고 (물이 고기 틈으로 보일 정도) 2시간 이상 끓였어요. (고기가 연하고 좋으면 끓이는 시간이 짧아도 부드러워지고요, 고기의 품질에 따라 시간은 더 연장되기도 해요.)
끓이다가 중간 중간에 기름이 많이 뜨면 걷어내고요, 오늘은 별로 기름이 많지 않았어요. 푹 끓여서 거의 다 되었을 때 간을 맞추면 됩니다. 정말 갈비찜은 어떻게 해도 맛있는 것 같아요. ㅎㅎ
하이디는 가을에 주워다가 삶아둔 밤이 있잖아요. 거의 다 끓었을 때 갈비찜 위에 삶은 밤 살짝 놓았다가 (부서질까봐) 이렇게 떠왔어요. 갈비찜에는 역시 밤이 들어야 제맛 아니겠어요?
갈비찜 맛있게 먹고 나서, 남은 갈비찜은 물 좀 붓고 데워서 다음날 먹어도 좋지요.
하지만 남은 갈비찜 맛나게 먹는 꿀팁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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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찜을 뼈 발라서 찹스테이크 마냥 한입 크기로 잘랐고요, 물을 조금 더 부었어요. 왜냐하면 납작 당면과 국수모양 밀떡을 넣으려고요. 밀떡과 (쌀떡이나 떡국떡도 괜찮아요) 납작 당면은 미리 미지근한 물에 불려두면, 따로 삶지 않아도 충분히 익어요. 물을 1.5~2컵 정도 넣었고요, 불린 당면과 떡(우동그릇으로 하나 정도)을 넣고 끓였어요. 양념도 좀 더 넣었어요. (진간장 1 Ts, 복숭아청 1 Ts, 마늘 조금, 후추 조금) 그리고 가족이 좋아하는 알밤도.
이렇게 만들었더니 또 새로운 맛으로 즐길 수 있었던 갈비찜이었네요.
명절 아니어도 맛있게 즐길 수 있지만,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더 맛있는 갈비찜, 아무렇게 만들어도 맛있는 갈비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