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먹나, 밥을 먹나? 아님, 포케?
옆지기가 어금니를 뽑았기 때문에, 최소 한끼는 죽으로 먹어야겠어요. 하이디는 좀체로 식사로 죽을 먹지는 않지만, 죽도 든든한 한끼가 될 수 있는 죽 전문점이 있는 건 익히 알지요.
있던 위치에서 가까운 본죽을 찾아갔어요. 본죽 산본학원가점이에요. (친돈내먹)
우리가 이 근처에서 살았던 적이 있기 때문에, 아주 익숙한 위치랍니다. 호호호
본죽&비빔밥 산본학원가점은 월~금 09시부터 20시까지, 토요일은 09시부터 18시까지 열려있고요, 일요일은 휴무입니다.
(위치와 영업환경에 따라 개점과 폐점시간, 휴점일이 조금씩 다르니, 방문 전에 꼭 확인하셔요!)
매장은 넓지 않지만, 산본 11단지 학원가 도로변에 있어서 쉽게 눈에 띄는 위치에요. 주차는 쉽지 않은 문제지만, 우리는 여기 로컬이라서 적당하고 안전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갔어요. 배달 서비스를 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죽 종류가 엄청나지요? 원하는 죽을 선택하기도 난감할 지경이에요. 게다가 각종 비빔밥에 찌개가 나오는 뚝배기 메뉴까지 ... 원하는 것을 밥이든 죽이든 꼭 집어 내야 해요. 두 그릇을 먹을 수는 없으니 말이죠.
하이디는 죽집에 가면 단팥죽을 먹기 좋아해요. 여기 직접 끓여낸 진짜 팥죽이 있어요. (가짜 팥죽도 있나요?)
하앙, 그 옆에 보니 포케 메뉴도 출시했네요! 포케라면 하와이에서 깍두기 모양으로 썰은 참치살에 허브나 간장 등으로 양념을 하고, 밥이나 야채 샐러드 위에 놓아서 참치회덮밥 같이 먹던 바로 그 메뉴 아니겠어요?
여기 참치 포케는 사진을 보니 통조림 참치가 들어가는 것 같아서 싫고, 차돌 포케는 기름질 것 같아서, 그릴드 닭구이 비빔포케로 하이디는 마음을 결정했네요. 하하 (오늘은 죽을 면했다는 기쁨...)
그릴드 닭구이 포케가 추천메뉴이면서 인기메뉴 도장이 찍혀 있으니, 나의 메뉴 결정이 더 확고해집니다.
이를 뽑지 않았더라면, 분명히 옆지기는 차돌해물짬뽕 뚝배기를 먹었을 거라 예측해 봅니다. ㅋㅋㅋ
그러나, 오늘은 가능하면 씹을 것이 없는 것으로 골라 골라, 단호박죽을 선택하시는군요.
이 뽑은 친구를 위해 오늘 죽을 사준 친구는 (거의 비건에 가까운지라) 7가지 야채죽을 먹겠대요. 이건 진짜로 아가들 이유식에 가까운 거... ㅋㅋㅋ
이게 웬일입니까? 뿌팟퐁 커리 게살쮺 _ 이런 메뉴까지는 생각 못했드래요! 하하 본죽 개발팀이 연구를 많이 하시는 거, 느낌이 오네요. 그리고, 죽 한사발을 다 못드실 것 같으면, 처음부터 반포장을 요청하시면, 반은 매장에서 먹고, 반은 가져갈 수 있는 거 아시죠?
죽 종류야 원래 죽집이니까 야무지게 차려 나오는 걸 익히 알지만, 밥 종류도 사진으로 보여지는 비주얼이 장난 아니게 똑 떨어져 보입니다. 하하하 다음에 이 뽑은 날 아니어도 밥 먹으러 다시 와야 할 듯...
전에 아팠던 환자 동생을 찾아갔는데, 죽 먹으러 나가고 싶다고 하더니, 자기 엄마 몰래 낙지김치죽이었던가? 매운 것을 먹더라고요. 환자 음식이 질렸을 때 자극적인 거 먹고 싶은 마음, 이해합니다.
드디어 포케 식사가 나왔어요. (옆지기가 안 뺏어먹으니까 너무 신나는 하이디... ㅋㅋㅋ)
가운데에 그릴드 닭고기가 놓여있고 (보기보다 많더라고요), 접시를 뺑 둘러서, 말린 후라이드 양파, 귀리밥, 당근, 표고, 파프리카, 양파, 병아리콩이 둘러져 있고요, 그린 야채는 아래에 깔려 있었어요.
소스는 오리엔탈 소스였는데, 1/3 내지 1/2 정도만 뿌려서 맛있게 먹었어요. 이런 거 먹을 때는 외식이지만 건강식이라는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옆지기는 단호박 죽을 ... "이것도 맛있고 영양 많은 거야~!" 하지만, 뭔가 서운해 보였네요.
자기야, 저녁에는 밥 먹을 수 있을 거야!
일순간에 뚝딱 자기 그릇을 비워버린 우리들, 실은 친구가 이뽑은 사람 위로도 할 겸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식사 도중 재밌게 해줬다는 걸 기억해요.
죽이면 죽, 밥이면 밥, 신메뉴 포케까지 정갈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었던 본죽&비빔밥이었습니다.
환자 아니어도, 이 안뽑았어도 일반식이 얼마든지 가능하게 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좋았네요. (휴우~, 안도의 한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