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도 징했지만 봄이 무섭고나~! (텃밭의 생명력)
우리집이 있는 곳은 <**의 알프스>라는 별명을 가진, 그리 높지는 않지만 산자락이기 때문에 겨울이 시내보다 더 추워요. 아마도 기온이 2도 정도 더 낮다고 합니다.
그래도 식물들이 어찌나 잘 버텨주었는지, 봄의 생기가 여기저기서 뿜뿜 올라오고 있어요.
봄의 전령인 냉이는 진작부터 텃밭 여기 저기에서, 그리고 발길이 닿는 여기 저기에서 자라고 있어요. 슬슬 꽃이 피기 시작하는 것도 있으니, 부지런히 꽃피기 전 맛이 있을 때 캐다 먹어야 하겠어요.
처음에는 냉이가 뭔지도 몰랐는데, 풀을 뽑다 보면 냉이 냄새가 나더라고요. ㅋㅋㅋ 이젠 냉이를 잘 구별할 뿐 아니라, 맛없는 (향이 적은) 냉이도 골라 낼 수 있어요.
그리고 가을배추 중에서 12월이 되도록 자라지 못해서 먹을 수 없었던 작은 배추들을 한랭사 안에 그대로 둔 채 남편이 비닐로 씌워 줬더랍니다. 이 배추가 이렇게 자라고 있는 거에요! (한참 만에 얼굴을 보게 된... )
대단히 큰 건 아니지만, 그 겨울을 오래 동안 참고 이겨낸 배추가 봄동 내지는 어린 엇갈이 배추 정도의 크기는 족히 되네요.
이게 웬일입니까! 3/27
아직 4월도 안되었는데, 비도 안와서 표고 심은 참나무 표면이 버석버석 말랐는데도 표고가 피기 시작했어요!
표고가 한 두개 보이기 시작하면 2-3일 동안 물을 흠뻑 줘서 나무를 적셔야 표고를 많이 얻을 수 있다죠? 이걸 발견하고 그날 밤부터 봄비가 조금씩 내렸어요. 하지만 비의 양이 너무 적었기에 조만간 물을 대줘야 할 것 같아요.
이 아이들도 (튤립) 긴 겨울을 땅속에서 견뎌내고 봄이 되자 신나게 올라오네요! 작년에 한 개체였던 것이 뿌리가 늘어났는지 2개, 3개로 불어난 것 같아요. 튤립은 한 뿌리(한 포기)에서 잎이 4-5개, 꽃이 한 송이 - 딱 이렇게만 올라오거든요. 그러니, 피어날 꽃송이가 작년의 2-3배는 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아래 사진은 쪽파들인데요, 가을 김장에 쓰려고 작년 여름에 심었던 건데, 영 안자라서 그냥 뒀더니 (비닐로 한 겹 덮어만 줬어요), 이렇게 신나게 자라고 있어요. 아마도 종자 자체가 봄에 먹는 쪽파인가봐요. ㅎㅎ
부추는 작년에 실컷 먹었고, 서리맞아서 부추잎이 시들어 그대로 덮여 있었는데요, 어김없이 삐죽삐죽 나오는가 싶더니, 몇일 만에 벌써 이렇게 자랐어요. 바로 '봄'님이 키우고 있는 걸 알 수 있는...
한쪽 구석에 당근 씨앗도 뿌려놨고, (아래 사진)
상추모듬 씨앗도 불려서 뿌려 놨어요. (아래 사진)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고 하는데, 부디 잘 버티고 발아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벌써 땅에 무엇을 심고 가꾸고 관리하고, 거둬서 먹은지가 10년은 되어가는데, 봄은 여전히 신비로와요.
새삼스러운 감동과 힘을 느끼게 되네요.
오늘도 '봄'을 닮은 힘찬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