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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의 마술사 하이디의 뚝딱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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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정말 너무해~!

by 맛의 마술사 하이디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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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은 00의 알프스라고 해요.  진짜 스위스의 알프스에 가보니 여기가 알프스라는 별명을 갖기는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기는 해요.  암튼 전국에서 꽃소식이 설악산만큼이나 늦은 게 바로 여기인데요, ㅎㅎ

4/10  목요일까지도 망설이고 망설이던 벚꽃이 4/11 금요일에야 방긋 피어났으니까요.  (서울이나, 천안 시내만 해도 벌써 진작에 피었는데 말이죠.)

우리 마을의 산벚꽃과 길가의 벚꽃은 참 다정하게 느껴져요.  산벚꽃은 조금 더 나중에 피어납니다.

지면 패랭이(꽃잔디)도 이제 꽃을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이 작은 나무의 자목련은 생애(?) 첫 꽃을 피우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수분이 부족했는지 겉이 말라서 금년에 꽃을 못피우고 떨어뜨리는가 했더니, 힘껏 꽃잎을 내밀어 보는 모습이에요.

이 목련은 무척 오래된 굵은 나무였는데, 상태가 안좋아 밑둥을 잘랐고요, 잔가지들이 나와서 나무 형태를 이루고 있어요.  금년에는 꽃이 8송이 피었어요.  이제 더 많이 잎과 꽃이 피어날테죠?

땅바닥의 민들레까지 피어나는 4월의 햇살 아래 봄이에요.

어제까지도 피지 않았았던 살구꽃과 자두꽃들도 마구 피어나는 하이디네 과수원(?)이에요.

텃밭 가의 진달래도 활짝 피었고요, 뒷산의 나무들도 잎을 피워내기 시작합니다.

왜 이리 늦는가 했더니, 어제까지도 꽃봉오리가 전혀 벌어지지 않았던 수선화가 오늘은 방긋!

다른 꽃들은 꽃이 거의 한 방향을 바라보잖아요?  그런데 수선화는 각기 다른 방향을 쳐다보고 있는 게 재밌어요.  나름의 개성인가요?  서로 외면하는 모습이 새초롬해 보이네요.  그래서 시인이 "차디찬 의지의 날개"라고 노래했을까 싶어요. 

뒷마당의 튤립은 좀 늦어요.  여름에 캤다가 알뿌리를 다시 심어주지도 않았고요, 작년에 꽃 폈던 그대로 땅에 있다가 다시 나와서 피고 있어요.  여기도 역시 노란 것이 빨간 꽃보다 먼저 개화됩니다. 

기특하게도 연한 가지에서 작약이 꽃망울을 보여주네요.  여름이 기다려집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4/13 일요일 아침에 창밖 풍경에 알프스 하이디도 깜짝 놀랐어요!

눈이 5센티 이상 쌓였던 것 같아요.  간밤에 비가 눈이되어 내렸나봐요.  귀여운 우리 앞마당의 튤립꽃들이 눈을 맞아 휘어지고 말았나요?

다행히 아직 키가 작고 꽃도 덜 피었던 뒷마당 튤립들은 눈 속에서도 똘똘한 모습이에요.  휴~우.

진달래야, 꽃에다가 눈으로 모자를 써본 건 처음이지?

어디서 봤는데, 서울에 4월 중순에 눈 내린 건 110여년 만에 처음이라죠!  ㄷㄷㄷ 무슨 일이래요?

자두꽃, 살구꽃, 앵두꽃 할 것없이 눈을 경험한 건 아마도 처음일 듯해요.  다행히 우리네 복숭아들은 아직 꽃이 피지 않았고요. 

그런데, 바람과 눈을 맞았어도 꽃이 다 떨어지는 건 아니네요!  잘 버티고 있는 모습이 기특해요.  벚꽃도 비바람과 눈발에 다 떨어졌을 것 같지만, 아직 떨어질 때가 안되었다고 거의 꽃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눈밭에서 고개를 숙였을 망정, 의연한 꿋꿋함이 느껴집니다.  얘들아, 홧팅!

꽃망울을 달고 있는 목단도 간밤의 시련에 고개를 숙였는데요,... 

이 녀석은 꽃대가 꺾여버렸어요.  ㅜ.ㅜ

어렵게 꽃피우고 있던 자목련, 눈 맞았어도 꿋꿋하죠?

눈밭의 튤립, 아니 튤립꽃 핀 후에 눈내린 광경 _ 아마도 다시 보기 어려울 장면일 듯...

작년에 심어둔 수국 뿌리에서 싹이 나오고 있는데, 역시나 눈이 덮였고요.  그래도 봄기운이 우세한지, 싹들이 그닥 추워보이지 않아요!

작약들은 상당히 힘에 겨워보이지만, 햇볕이 비추면 다시 일어날 걸로 믿어요.

만개한 벚꽃과 함께 보여지는 설경, 이것도 멋지네요.  사쿠라 설경이라고 해도 될까요?

(금방 사라질 풍경이라서 더 귀한 것 같아요.  몇 시간 내로 눈은 다 녹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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