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은 무짠지를 참 좋아하셨어요. 김장철에 짜게 담아서, 항아리에 돌로 꾹꾹 눌러 보관했다가, 여름에 시원하게 물에 띄워서 냉국으로 드셨는데, 거의 매일 밥상에 올라오다시피 했답니다.
"엄마, 무짠지는 어떻게 담아요?" 하고 여쭤보면 엄마 말씀은 무에다가 소금만 넣으면 된다 (?) 그렇게 간단히 알려주셨었죠.
김장철에 우리도 텃밭에 무를 심었지만, 이웃분께서 주신 무도 있어서, 무짠지를 담갔어요.
* 증기로 소독한 옹기독에다가 무를 차곡차곡 넣고 소금을 한주먹씩 올려놨어요.
정말 전에는 무에 소금만 넣고, 무에서 나온 물에 잠기게 짠지를 담갔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김치냉장고가 있으니 그렇게 짜게 담을 필요가 없어요.
* 중간크기의 무 15개로 짠지를 담았어요.
* 무가 항아리 밖으로 10센티쯤 올라왔었는데 (위 사진), 2-3일 후에 보면 이렇게 항아리 아래로 10 센티쯤 내려가 있어요. (아래 사진)
* 이때, 하이디가 소금물을 끓여서 무가 완전히 잠기게 붓고, 접시로 (돌로 누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가 완전히 잠수하는 게 중요해요) 꾹 눌러 뚜껑 덮어서 시원한 데다가 두면 됩니다. 다음, 무를 익혀서 맛있게 만드는 일은 골마지(울 엄니는 고마리라 부르셨지요)가 다 한답니다.
소금물의 농도는 물 10 리터에 소금 3컵 정도에요. 물 붓기 전에 1-2컵 분량의 소금은 이미 들어갔고요.
* 골마지가 일을 해서 국물이 뿌옇게 되고 위에 하얀 막 같은 것이 끼면 이제 짠지를 먹어도 된다고 (엄마가 말씀) 하셨어요.
그리고, 짜지 않은 짠지라서 이제는 김치냉장고 밀폐용기에 옮겨서 낮은 온도에서 보관해요. 물론 냉장 보관 중에도 무가 물밖으로 나오면 안됩니다. (무가 물러지면 짠지는 꽝~...)
* 여름까지 기다릴 수 없어요. 하나 꺼내서 겉을 씻은 다음, 채썰었어요. 무짠지 무침을 해보려고요.
* 그다지 짜지 않지만, 짠기를 약간 빼기 위해서 물에 담갔어요. 짠지의 염도에 따라서 물의 양과 우려내는 시간이 다를 텐데요, 하이디는 이 정도 물에 잠기게 하고, 설탕을 1 Ts 넣어서 (선택) 2시간 정도 불렸어요.
* 이제 면포를 이용해서 꼭 짰더니, 야구공만한 크기가 되었네요.
* 무짠지무침 양념은 아주 간단해요. 최소의 양념으로 본연의 깔끔한 맛을 내면 좋아요.
* 마늘 1/2 Ts, 고추가루 1 Ts, 볶은 깨 1 Ts, 설탕 1 Ts, 참기름 1.5 Ts을 넣고 조물조물 해주세요.
* 더 빨갛게 해도 되고, 더 하얗게 해도 되고요, 단맛은 원하는 대로, 식구들 입맛에 맞춰주시면 완성입니다.
이렇게 무짠지무침 만들어 두면, 밥 반찬에도 좋고, 고기 드실 때도 개운하니 좋지요.
누룽지 끓여서 곁들여 먹어도 좋고, 흰밥에 김싸서 짠지무만 있으면 그 자체로 김밥(말 그대로)이고요,
라면이나 짜장라면에도... 한국인의 만능 반찬, 무짠지 무침 - 겨울부터 여름까지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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