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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di cooks Korean food

호박죽 만들기: 늙은호박 손질 & 보관법

by 맛의 마술사 하이디 2023.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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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죽 좋아하세요?  달달한 맛도 좋지만, 색도 예쁘잖아요!  호남에서는 호박죽에 삶은 팥이나 팥 앙금을 넣기도 해요.  그러면 맛이 얼마나 좋아지는지, 호박죽의 색상은 좀 어두워져도 맛 때문에 타협할 수 있지요.

 

하이디는 그래도 호박의 밝고 발랄한 색이 좋아서, 팥보다는 밤이나 녹두를 넣는 게 더 좋아요. 

 

오늘은 가을에 뒷산(남의 산 아닙니다)에서 주워다가 껍질 벗겨 보관해 두었던 알밤을 이용해서 맛있는 호박죽을 쉽게 끓여 볼께요.

 

1. 늙은 호박 손질 (껍질 벗기기)  & 보관

이 호박은 엄청 큰데 모양이 길쭉해요.  웬만한 어른의 상체 만큼이나 커서, 지인 오셨을 때 반 갈라서 나누었어요.

저는 호박 손질하다가 손 베인 것이 한두 번이 아니기에, 조심조심 토막을 내서 도마 위에 놓고 칼로 벗긴답니다.

껍질을 벗겨내고 (단단하니까 손 조심!), 호박 속은 (맛있을 것 같지만 맛없음) 사정없이 잘라 냅니다. 

 

호박씨도 말려서 볶으면 좋은 간식(또는 반찬에 넣을 견과)이 되지만, 엄청 귀찮으니 선택사항입니다.  하이디는 진짜 맘에 드는 호박이면 내년에 종자로 쓸까하고 조금 골라서 말려 놓지요. 

 

늙은 호박 반 개를 손질해서, 비닐 백에 3개를 담았고요, 오늘 먹을 것은 냄비에 바로 넣었어요.

이렇게 안팎으로 깨끗하게 손질된 호박은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비닐에 넣어 냉동 보관하면, 아무 때고 먹을 수 있답니다. 

호박 자른 면이 날카로와서 봉지가 찢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일주일 안에 드실 거라면 냉동하지 마시고, 냉장보관 했다가 드시는 게 더 좋고요.

 

2. 호박죽 끓이기

처음 하시는 분들도 따라하시면 쉽게 만들 수 있고요, 시간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요.  (호박 삶기는 30분~40분 정도, 약한 불에 올려놓고 다른 일 하셔도 됨)  

특별한 황금 레시피를 찾지 마세요.  이건 호박이 맛있으면 저절로 맛있는 황금 음식이니까요!

 

* 호박을 호박죽 끓일 냄비에 넣고, 물은 호박의 절반 정도만 부어주세요.  그리고 강한 불에서 뚜껑 덮고 끓이다가 (끓어넘침 주의), 끓으면 불을 줄여요.  30분 정도 되면 이렇게 호박이 주걱만 대도 부서집니다.

* 하이디는 푹 무르라고 10 분 정도 더 약불에 올려두었어요.

여기에서 호박을 주걱으로 짓이기고 싶지만, 안그래도 다 부서진답니다.  굳이 짓이기거나 갈거나 하지 않아도 고운 호박죽이 됩니다. 

 

* 준비해둔 밤을 넣고요, 찹쌀가루나 찹쌀로 지은 밥을 넣어줍니다. 

생밤을 호박죽에 넣으신다면 호박 삶을 때 같이 넣고 삶으세요.  찹쌀가루가 있으면 더 부드럽고 입자 없는 호박죽이 되겠지만, 찰밥을 지어서 넣고 조금만 더 쑤어도 맛있는 죽이 쉽게 됩니다.  (찰밥을 냉동 보관했다가 녹여 쓸 수도 있어요.)

호박보다 부피로 1/3 내지 1/4 정도 되는 밥을 넣으면 좋을 것 같아요.  취향대로 하시는데, 저희 가족은 밥이 상대적으로 호박보다 적은 걸 더 좋아해요.  밤은 많을 수록 좋고요.

 

하이디는 호박 (삶기 전) 700 그램에, 밥 수북이 한 공기, 삶은 밤 120 그램 넣었어요.  그리고 소금 2/3 ts 으로 간을 맞추었어요.  

5분 정도 중약불에 끓이면 이 정도 퍼집니다.  맛을 봐서 단맛이 적으면 꿀이나 설탕을 넣어도 되겠지만, 저는 호박이 충분히 달아서 아무 것도 넣지 않았어요.

보세요! 늙은호박과 찹쌀, 밤과 소금, 그리고 물 외에는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은 순수 호박죽...

국그릇에 한두 국자 떠서 잣을 올렸더니, 너무 근사한 아침식사가 되었어요.

호박죽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이렇게 조금씩 끓여서 즐겨 보세요.  우리는 밥 먹고 후식으로 이렇게 먹지만, 조금 더 큰 대접에 드신다면 한끼 식사로도 넉넉하지요.  호박이 가진 엄청난 양의 식이섬유 뿐만 아니라, 비타민 C도 공급되고요, 특히나 늙은 호박에는 루테인과 비타민 A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해서 눈 건강에 도움이 되지요.  그리고 출산 경험 있으신 분들, 산모에게 어머니가 쑤어주신 호박죽 먹고 붓기가 쏙 빠진 기억이 있으시잖아요? 

 

몸에 좋은 호박죽, 이 겨울에 행복한 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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