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 가지나물은 제가 원래 그닥 즐기지 않는 나물 중 하나였어요. 솔직히 몇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먹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울 언니 가족은 말린 나물 중에서 가지나물을 1번으로 치더라고요.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고사리, 고구마순나물, 시래기나물 등이 메달권일 것 같은데 말이죠. "그게 그렇게 맛있어?" 그랬더니,
응, 고기보다 맛있다니까!
그러니, 할 말이 없더라고요. 고기보다 맛있다는 거, 의심스러워서 다시 물어보니까, 간장이나 소금으로 짠맛이 느껴지면 아닌 거고, 심심하게 만들어서 쫄깃한 가지가 제맛이 느껴진다면 고기보다 더 맛있대요.
그래서, 몇 포기만 심어놔도 텃밭에서 여름에서 가을까지 풍성하게 열리는 가지를 모아모아서, 썰어서 건조기에 말려놨어요.
* 이것을 하루 전에 물에 불려 놓아요. (가지나물은 삶지 않고 볶을 거라서, 잘 불려야 해요. 한두 번 물을 갈아주며 불리면 좋아요.) 마른 가지로 60 그램 정도의 양이면 4인 가족 넉넉히 드실 수 있을 분량이 됩니다.
* 잘 불린 가지를 체에 받쳐서 건져놨어요. (혹시 시중에서 구입한 가지라면 깨끗한 물에 한 두번 씻어서 건지세요.)
* 고기보다 맛있다니까 기왕이면 챱스테이크를 연상하는 크기로 하고 싶어서, 길이를 반 또는 삼등분 가위로 잘라서 준비했어요.
* 팬에 기름을 두르고, 불린가지와 마늘을 넣고 볶아요. 미리 물을 한 컵 정도 준비해 두면 좋아요. 나물이 뻑뻑하다 싶을 때는 물을 살짝 넣으면서 볶아야 부드럽게 먹을 수 있거든요.
<말린 가지나물 양념> (말린 가지 60 그램 기준)
- 국간장 1.5 Ts
- 다진 마늘 1 Ts
- 식용유 2 Ts
- 들깨분 3 Ts
- 참기름 1-2 Ts
- 볶은 깨 적당량
- 맛소금 (적당량)
연기가 춤을 추며 날아가는 모습을 보니 더 맛있어 보이네요!
* 국간장을 1.5 Ts 정도 넣었어요.
짜게 하시면 아니되옵니다. 만일 간이 부족하다면 나중에 소금이나 맛소금을 추가하면 되니까요.
* 가지는 조직 자체가 해면(스폰지) 조직이어서 물을 금방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요. 들깨가루를 넣기 전에 물을 반컵 정도 부어 주세요.
* 들깨가루를 넣고 뒤적뒤적하면, 물은 금방 온데간데 없어진답니다. 들깨분은 껍질째 갈은 것도 좋고, 껍질 벗긴 (거피) 들깨분도 좋아요. 부드러운 텍스쳐를 원하시면 거피 들깨분을 사용하세요. 하이디의 오늘 가지나물은 껍질 있는 들깨가루를 사용했어요.
* 여기에 대파 쫑쫑 썰어서 넣어주면 보기도 좋고 대파의 향이 입맛을 돋구어 준답니다. (없으면 패스~)
모든 나물이 그렇듯이, 먹으면서 젓가락 닿으면 물도 나오고, 쉽게 상할 수 있어서 혹시 남을 경우 버려야 하니까, 식구들의 식성에 따라 조금씩만 상에 내 주세요.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것을 스테이크나 잡채처럼, 주식으로 즐기다시피 하시던데요~! 그렇다면, 개인 당 한 접시씩 서브하는 게 좋겠어요. ㅎㅎ
p.s> 설날은 지났고, 이번 대보름에는 말린 가지나물을 준비해 보시는 것을 하이디가 제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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