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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의 마술사 하이디의 뚝딱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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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수세미: 내가 재배한 수세미

by 맛의 마술사 하이디 2024.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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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는 참 잘도 자라요.  극성맞은 작물 중의 하나에요.  특히 올 여름에는 비가 많이 왔잖아요?

처음에는 요렇게 얌전히 자라다가, 어느 덧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서 전봇대고 담장이고 사정없이 올라타고 뻗어나가는 넝쿨과 열매를 쉽게 발견하게 됩니다. 

이 수세미도 자연에서 맘대로 자라다보니 천태만상이에요.  어떤 것은 겉이 아직 초록인 것도 있고요, 어떤 것은 겉이 바삭하게 말랐고 속은 뽀얗게 섬유질이 굵고 단단하게 형성되어 있는 것이 있어요 (이런 것이 좋은 수세미가 되죠!) . 

벌레나 미생물의 공격을 받아서 검게 상한 부분도 있고요.   어쨌든 껍질을 분리해야 부피가 좀 작아져서 삶기 좋아요.

삶으면 과육도 잘 분리되고 소독도 됩니다.

껍질 벗기려고 손가락이 들어갈 때 쑥 들어가는 정도라면 섬유질이 덜 형성된거라서 수세미로 쓸 수 없어요.  이런 건 버립니다. (위 사진)

몇 개의 수세미를 삶아 보려고 껍질을 벗겼어요.  미웁게 생긴 것도 있지만, 일단 삶은 다음에 (버릴까 말까) 판단하려고 해요.

냄비에 물을 넣고 수세미를 삶았어요.  15분 정도?

검은 얼룩 같은 것을 빼려면 락스를 조금 넣고 삶기도 하는데요, 자연의 수세미 색이 나쁘지 않으면 그냥 물에 삶아요.  락스가 하수물에 들어가는 것은 수질에 공해가 되기 때문에 자제하는 편이죠.

이렇게 삶은 다음, 주물르고 탕탕 쳐서 과육 찌꺼기와 씨를 빼고 말립니다 (저 안에 씨가 엄청나게 들어있다는 사실...).  굳이 건조기에 안해도 자연건조가 잘 됩니다.  (2-3일 정도)  조직이 얼기설기해서 물이 잘 빠지잖아요~!

잘 말리면 이렇게 설겆이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수세미가 됩니다.  크기는 내 맘대로 잘라 쓰면 되고요.

거친 것은 거친 대로 오래 쓸 수 있어 좋고요, 비교적 부드러운 것은 설겆이한 다음에 세제물 닦는 용도로 쓰면 좋아요.

욕실에 비누, 여름이면 잘 무르잖아요?  수세미 한 조각 납작하게 만들어서 비누 받침으로 쓰면 물이 잘 빠져서 좋고요.  주방에서 욕실에서 다용도실에서...  ㅎㅎ 실외에서 화분 등을 닦을 때는 좀 못난 수세미가 유용하게 쓰인답니다.

이웃님들, 그거 아시죠?

플라스틱 재질의 수세미는 사용하다보면 끄스러미 같은 것이 부스러져 나오지요, 그거 다 미세플라스틱으로 물에 들어간다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으로 이렇게, 미세플라스틱 없는 천연 수세미를 키워서 만들어 보는데요, 생각보다 설겆이도 잘되고 키우는 재미도 있네요.  내년에 키워 보신다면 하이디가 씨앗은 좀 나눔해 드릴 수 있어요.

 

시골에 살다 보니, 내가 만든 수세미는 우리 집 방문객 분들께 좋은 기념선물도 되더라고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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