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집에 방문한 손님과 함께, 성거산 성지를 둘러보고 왔어요. 단풍철은 지났지만, 파란 하늘 아래 낙엽이 융단처럼 깔려있는 길을 걷다 보니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
성거산 성지 입구 주차장에서 맞은 편으로 산 아래를 내려다 보면, 입장과 성거의 도시와 자연이 한눈에 들어와요!
이곳은 신유박해(1801년)부터 병인박해(1866)에 이르기까지 천주교 교우촌이 있던 자리이고, 박해 끝에 순교한 5명 이외에도 무명 순교자들이 많이 있었던 고을을 기념하는 성지에요.
그 박해와 순교의 내력들이 글로 안내되어 있어요.
나무 그림자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만 여러 봉분이 줄을 지어있는 제1줄무덤이에요. (아래 사진)
여기는 십자가 순레자의 길 14처의 표지 부조가 있어요. 많이 길지는 않지만 순례 길을 만들어놨고요, 산등성이마다 이름모를 들꽃들을 심어놔서 무명의 순교자들을 기념하고 있어요.
이곳에는 성모광장이라는 계단식 야외 광장이 있는데, 미사 집전을 위한 단상이 준비되어 있어요. 조용하고 아늑하네요.
바닥에 빨간 단풍잎이 많이 떨어져 있어요. 한창 단풍이 색을 내고 있을 때 왔더라면 더욱 아름다왔겠네요.
아래 사진은 제2줄무덤이에요.
성인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내용의 글이 쓰인 석등이 길을 따라 여러 개 세워져 있어요.
여기는 병인박해 기념성당인데요, 많이 크지 않지만 상징적이고 의미있는 건물인 것 같아요. 마침 여기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계시네요.
기념 성당 주변으로 목재 탁자들이 엄청 많아요. 많은 분들이 식사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촛불로 소원들을 밝히고 있는 모습도 보이네요.
교우촌터로 들어섰는데요, 목수국을 줄지어 심어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발견하였노라" _ 이렇게 누군가가 고백하였습니다. (땅에 묻힌 보화나 값진 진주를 발견한 그분...)
낙엽이 거의 다 떨어져 앙상한 나무들이 많지만, 아직 붉은 색을 놓지 않고 있는 단풍 나무들이 있어요. 2주쯤 앞서 왔더라면 아름다운 단풍에 더욱 감탄했겠지요.
바닥이 온통 노란 은행잎으로 겹겹이 쌓여있는 이곳의 벤치에 앉을 수 있는 행운이...
약 200년 전 천주교 교우촌의 집터에요. (저 산 너머에 우리집이 있다는 건 안비밀.)
그 많은 은행잎을 떨어뜨린 주인공인, 엄청 큰 은행나무에요! 이렇게 겨울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아래 사진에 보이는 집들은 아마도 당시의 교우촌에 있던 집의 모양을 재현한 것 같은데, 현실성은 그닥 없어 보이네요. (저렇게 좋은 집을 짓고 거주하지는 못하셨을 거에요.)
억새들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이에요. (위)
감나무에는 아직 감이 달려 있는데요, 이 부근에 CCTV가 있는 건 감을 따가지 못하게 하는 걸까요?
데크 길을 따라서 억새밭 있는 쪽으로 내려가 봅니다.
고즈넉한 성지의 순례길 산책과 함께 단풍나무, 은행나무, 억새와 푸른 하늘, 맑은 공기를 경험할 수 있었던 성거산 성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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