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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di cooks Korean food

냉이국으로 맞이한 봄의 미각

by 맛의 마술사 하이디 2024.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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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가 겨울 지난 텃밭을 슬슬 돌보기 시작했어요.  오늘은 혹독한 겨울에도 비닐 한 겹 덮고 버텨낸 시금치를 솎아주었어요.

모양이 썩 좋지는 않지만, 얼마나 장하고 귀한지 몰라요.  시금치 밭에서 구석구석 얼어붙은 듯 땅바닥에 붙어있던 녀석들은 냉이가 아니겠어요?  텃밭의 다른 야채들 심기도 전에 먹거리를 주는 냉이는 참 반가와요.  새봄을 알려주는 전령과도 같지요.

겨울을 맨몸으로 이겨낸 보라색 잎이 방사상(radial)으로 펼쳐져 있는 것들이 냉이랍니다.  

볕이 좋은 곳에 있던 아이는 벌써 꽃이 피기 시작해요 (아래 사진).  꽃이 피면 나물은 맛이 없어지니까 어서 부지런히 먹어야 겠어요.

그래서, 잠깐 사이에 채취해온 냉이를 가지고 예정에도 없던 냉이국을 끓여봤어요.  어찌나 향긋한지... (으음~!)

이 재미에 무농약 텃밭농사 짓는 거죠.

추위를 못견디고 플라스틱 바구니는 깨져나갔어도 냉이는 생생하네요!
올봄 첫 텃밭 수확물 (시금치와 냉이)

 

깨끗이 다듬어서, 식초물에 잠깐 담갔다가 두어 차례 더 흐르는 물에 씻었더니, 이렇게 뽀얗고 예쁜 얼굴이 되었어요.  시금치는 작년 가을에 씨를 심어서 싹틔운 것이 월동한 것이지만, 냉이는 내가 씨뿌린 것도 아니고 수고한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거저 얻었으니 얼마나 더 고마운지요!  (시금치는 우정출연...)

<냉이 된장국 재료> (2인분)
  - 냉이 한 줌
  - 된장 2 Ts, 고추장 0.5 Ts
  - 다진 마늘 0.5 Ts
  - 애호박, 건새우 (선택)
  - 대파 약간
  - 멸치 다시백  

 

 

* 먼저, 물 700 ml에 하이디의 다시백을 넣고 (멸치, 새우, 다시마) 5~10분 정도 끓였어요.

* 다시백을 건져내고, 된장 2 Ts과 고추장 0.5 Ts, 마늘 0.5 Ts을 넣고 5분 정도 더 끓였어요.

 

* 집에 있던 애호박(냉동)과 건새우도 넣었어요.  우리는 여름에 난 호박을 얼려 두었다가 일년 내내 먹어요.  여기는 산골이거든요. 

애호박이 다 익었을 때, 즉 냉이를 제외한 된장국이 완료되었을 때, 오늘의 주인공 냉이가 들어갑니다.  짜잔~!

 

* 대파도 송송 썰어넣었어요.  

* 냉이는 오래 끓이지 마시고요, 맨 나중에 넣어서 잠깐만 끓이고 바로 떠서 즐기세요.  그 향긋함을 백분 즐겨줘야죠!

일년 중 이맘 때만 느낄 수 있는 봄의 향기...

밥상은 조촐하지만, 냉이국 덕분에 봄이 가득한 산골의 식탁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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