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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 수목원: 아름다움과 조화로움

by 맛의 마술사 하이디 202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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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천리포 수목원을 드디어 다녀왔어요.  

미국인이었다가 한국과 사랑에 빠져 한국인이 되었고, 천리포와 사랑에 빠지고 나무와 사랑에 빠져 천리포 부지를 매입하여 수목원을 조성한 설립자 민병갈 (Carl Ferris Miller, 1921~2002) 님의 손길과 호흡이 수목원 일대에서 느껴지는 바로 그 천리포 수목원이에요.  전체 면적 593,282 m2 중에서 밀러가든 65,623 m2만 일반에게 공개된다고 하니, 보여지지 않은 수목원의 광대한 영역에 많은 보물들이 있는가 봅니다. 

보유식물은 16,872 분류군이 존재하는데, 목련 926 분류군, 동백나무 1,096 분류군, 호랑가시나무 566 분류군, 무궁화 371 분류군, 단풍나무 251 분류군이 천리포 식물원에 살고 있다고 해요.  어머나, 놀랄 "노"자 아닙니까?

 

입장 시간은 9시~18시 (3월-10월), 또는 9시~17시 (11월-2월), 입장료는 11,000원 (시즌별로 조금 차이는 있어요)이지만, 후원회원에 가입한다면, 무료로 2인, 3인, 4인까지 입장할 수도 있어요.  이곳을 방문하시고, 식물원에 기꺼이 후원할 마음이 생긴다면 말이죠 (아마도 그럴 거에요).  ㅎㅎ

주차장이 주변에 있지만, 주차요금은 없고요.  우리는 비교적 한가한 계절 (3월), 그것도 평일에 방문해서 너무 여유롭고 한가했지만, 꽃이 피는 계절에는 주차도, 입장도, 관람이나 휴식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진짜 좋은 곳이고 볼 거리, 느낄 거리가 엄청나거든요!

 

슬슬 입장해봅니다.  무인발권기에서 매표했어요.  70세 이상은 할인해 주신대요. 

이곳을 통해서 수목원에 입장했는데요, 여기를 지나치기도 쉽지 않아요.  식물들이 예쁘게 단장하고 말을 걸어오기 때문이죠.

작은 화분들 3천~4천원 내지 몇 만원, 그 이상의 가격이 호가되는 나무와 화초들을 구경하면서, 수목원 입구(실내에서 보면 출구)로 들어갑니다.  뭐니뭐니 해도 수목원은 야외에서 거닐면서 느껴야 하죠.

저는 이 목련들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요, 키는 50 센티 정도, 젓가락보다 조금 굵은 줄기에 주먹만한 꽃들이 벌어지고 있는 목련에서 시선을 떼기가 어렵더라고요.

수목원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광경, 와~ <환상의 여행>이 이제 시작이다 싶네요!

여기에도 햇살 아래 줄기는 가늘고 꽃은 엄청 실한 목련들이 웃고 있네요.

나무 아래 자잔한 야생화들도 너무 예쁘지요?

적피배롱나무라고 하는 명찰이 달린 배롱이에요.  꽃이 피는 여름에는 한 미모할 것 같아요!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것 같았는데, 여기는 여러가지 꽃이 피어서 벌써 우리를 환영해주고 있어요.

곳곳에 연못(?)이 있어서 날씨가 가물어도 나무들이 어느 정도의 넉넉한 수분을 누릴 수 있어 보여요.  (실제 어떤지는 모르지만) 

 

여긴 정말 나만 홀로 알고 싶은 곳이에요.  절대 소문 내지 말아 주세요. 

천리포 수목원의 <서해 전망대>라는 곳인데요,  벤치에 눕듯이 걸터 앉아서 서해바다를 맘껏 누릴 수 있었어요.

이제까지 해변도 적잖이 다녀봤지만 이렇게 한가하게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한 시간 가량을 앉아서 파도 멍을 때리는 날이 올 줄은 몰랐어요.  기적 아니에요?

 

바로 이 벤치에 앉아서 말이에요.  저기 보이는 섬은 <낭새섬>이라고 해요.  나무로 만든 벤치는 쿠션이 없이 딱딱하지만, 허리와 몸을 아주 편하게 지탱해 주었고요, 햇살이 따뜻하게 다리를 어루만지듯 마사지 해주었어요.  

 

다리가 따땃하니 잠이 오는 거 아세요? ㅎㅎ

저 노란 건물은 민병갈 기념관이에요.  그 앞에 보이는 것이 큰연못이고요.

나무들도 졸고 있는 고즈넉함...

 

서해전망대에 있던 것과 유사한 모양의 벤치가 여기에도 있네요.  이번에는 빨간 나무의자, 우리 정원에도 이런 거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민병갈 기념관에 설립자 민병갈 선생님의 족적과 이 수목원의 취지, 형성과정 등이 비디오로, 사진으로, 글로, 유품으로 전시되어 있어요.

천상 한국사람(?), 한옥을 좋아하셨고 한국음식을 좋아하시고, 한국의 풍토와 한국의 자연을 사랑하셨다고 하네요.

유리창에 햇빛 가리개인 듯한데, 이것도 식물들의 사진을 모아 놓은 것이네요!  식물원 답지요.

민병갈 기념관 1층에는 갤러리가 있어서, <자유의 미>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어요.

 

천리포 식물원 안에는 나무이름을 가진 집들도 여러 채 있어요.  (위성류집, 다정큼나무집, 배롱나무집, 사철나무집, 호랑가시나무집...)  여기에서 가든 스테이(숙박)를 할 수도 있대요.  2인~8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집이 있으니, 시원한 한옥에서 정원의 기운을 맘껏 들이마시며 휴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고 싶어집니다.  

사용료는 20만원~55만원 정도인데, 후원회원은 30%~50% 할인이 된다니 참고하세요.  (숙박문의 041 672 9985)

민병갈 선생님 좌상 옆에서 기념사진 찰칵~!  존경합니다.

산책로가 다정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서 지루하지도 피곤하지도 않아요.  어린이들이나, 보행이 가능하다면 노인이나 장애인들도 구경하기 어렵지 않을 듯...  휠체어로 관람도 안될 것은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반려동물이나 자전거, 드론 등은 함께 입장할 수 없어요.  음식물이나 돗자리 지참할 수 없고요, 흡연이나 음주는 물론 안됩니다.

이곳에는 멸종위기식물을 전시해 놓았어요. 

휴우, 보존하려는 노력에 감사할 뿐입니다.

지구 위에 존재하는 모든 동식물들 함께 공존하며 서로 위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배워지고 느껴집니다.

개나리인가 했더니, 꽃잎이 달라요 (5개).  영춘화라고 써 있네요.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거겠죠?

여기에서 천리포식물원의 모든 걸 볼 순 없었지만, (봐도 다 알 수도 없지만), 민병갈 선생님의 일생을 걸고 조성한 식물원과 그분이 가신 후에도 뜻을 계승한 여러분들의 노력을 엿보면서, 천리포 해변과 천리포식물원에 애정을 갖게 되었어요.

 

이곳 천리포 수목원, 나만 알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어요.  좋은 것은 이웃분들과 나누고 소통하는 게 맞지요!

꼭 한번 들러보시기를 추천하면서..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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