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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이 꽃다운 꽃지 해변의 할미할아비 바위: 천오백년의 사랑 (?)

by 맛의 마술사 하이디 2024.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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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꽃지 해변을 다시 찾았어요.

이번 짧은 여행의 행선지는 태안군이었어요.  첫날에는 안면도: 처음 간 곳은 영목항 전망대였고요, 태안의 남단에 있어요.

다음으로 간 곳이 꽃지 해수욕장이었어요.  꽃지 부근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은 천리포, 천리포에서도 우리가 가고 싶었던 곳은 천리포수목원이었답니다.

꽃지 해수욕장에 있는 태안 관광안내도를 보니까  태안에서는 쌀, 고구마, 고추, 마늘, 생강, 소금 등의 특산물이 자랑스럽게 생산되고 있네요.

태안 8경이라... 제가 가본 곳은 만리포와 몽산포 뿐이었고요, 오늘 보러 온 할미, 할아비 바위가 8경 중 하나에요.

할미, 할아비 바위가 보여요.  그 사이에 저물어가는 태양이 위치하니까, 바닷물에 빛이 반사되면서 아주 신비롭게 보여요.

꽃지 앞바다의 할미,할아비 바위는 통일 신라시대의 장보고가 등장할 만큼 오래된 이야기를 지니고 있어요.  전장으로 나라의 명을 받아 떠난 승언장군을 기리던 미도부인이 바다 위에서 남편을 기다리다 이 바위에서 사망했고, 어느 날 할아비 바위가 솟아 올라서 두 바위가 이제 나란히 있다는 거죠.  이런 전설은 곳곳에 많이 있지만, 해질 녘 꽃지의 경관을 보고 있으면, 갈매기들이 앉았다가 날다가 끼룩대고 우는 장면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뭔가 비장함과 신비로움이 느껴집니다.

이곳을 인피니티 스튜디오라고 하네요.  바닷가에 만들어 놓은 사진촬영 구역 같아요 (호텔 같은 곳의 인피니티 풀을 생각하면 될 듯).  벌써부터 일몰을 찍으려는 사진작가들의 앵글이 고정되어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갈매기들은 스튜디오 경계에 나란히 앉아 있다가, 누군가 새우깡(?)이라도 던져주면 이렇게 날개를 치며 갈매기다운 날개소리와 노래소리를 해변에 채우면서 이리저리 날아 다녔어요.

아, 해가 바다로 쏙 들어가는 모습을 다들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그만 해는 구름 속으로 들어갈 모양이에요.  사진작가들이 카메라를 접더라고요.  '오늘은 아니구나' - 그러나봐요.

저기 혼자서 날기 연습을 하는 갈매기를 보니까, 리처드 바크의 "조나단 리빙스턴 Seagull"이 생각나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갈매기의 꿈... 

해가 저물기 전에 우리도 이만 숙소로 돌아왔고요, 다음날 아침에 꽃지 해안으로 굿모닝 하러 갔어요. 

아침 바다는 오후의 바다와 완전히 다른 색을 가졌어요.  여름철이 아니라서 그런지 해변이 조용하고 깨끗하네요!

여기 오니 해안가에 조개껍질들이 아주 많아요.  풍화작용를 거쳐 모래가 되는 중...

왜 이렇게 통나무로 모래사장에 외나무 다리를 만들어 놓았을까요?  

아무도 없으니 외나무 다리도 용감하게 끝까지 다녀올 수가 있네요.  호호 너무 좋아요.

해변의 끝자락인지, 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펜션들의 안내판이 보였고요, 소나무 숲 아래에 주차장이 있어요.

빈차털이를 조심하라고, 자동차 문단속에 대한 안내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차문도 안걸고 해변을 한 동안 걷다가 주차장으로 돌아왔네요.  (다행히 아무도 왔다가지는 않았어요.)

 

같은 충남이어도 이렇게 한 번씩 가보는 게 그리 쉽지는 않아요.  아직 봄이 오기 전, 이른 봄날의 꽃지 해변은 조용하고 아름다웠어요.  영상으로 바닷바람 한 점 쐬 보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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