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지 않으면서 폭신하고, 겉은 단단한 듯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운 포카치아를 만들었어요.
블랙 올리브도 좋지만, 그린 올리브도 동글납작하게 썰어넣은 올리브 포카치아에요. 만드는 과정에서 기름 바르고 폭폭 손가락으로 찌르는 게 너무 재밌어서 유치원 아이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아할까 싶었답니다.
사전발효 반죽을 만들고 5시간을 기다렸고요, 본 반죽과 1차발효는 제빵기에서 1시간 10분, 그리고 성형과 2차발효, 굽기에 또 2시간 정도 걸렸지만, 계속 빵에 붙어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리 어렵지는 않아요.
1. 사전발효반죽
시간은 좀 걸리지만, 이렇게 하면 훨씬 이스트 발효가 왕성한 (즉, 구멍이 숭숭 뚫린) 반죽을 만들 수 있어요.
- 프랑스 밀가루 (또는 강력분) 140 그램
- 물 130 그램
- 반건조 이스트 1.5 그램
사전반죽 재료를 계량해서 보울에 넣고 나무 숟가락으로 저어서 고르게 섞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뚜껑을 덮어서 실온에 4-5시간 놔두면 (겨울 실온이라면 오븐에 약한 온도로 미지근한 정도를 유지해 주는 게 좋겠지만), 아래 사진과 같이 뽀글뽀글 기포도 나오고 부피가 커져요.
사전 반죽이 잘 발효되었네요! 그리고 밀가루 자체의 글루텐도 (가만히 뒀는데도) 형성되어서 거미줄 모양, 그리고 구멍 숭숭...
2. 본 반죽과 성형
포카치아를 위한 본 반죽은 제빵기에 재료를 달아 넣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 강력분 235 그램
- 소금 1 ts
- 반건조 이스트 1/3 ts
- 물 135 그램
- 올리브유 20 그램
- 사전반죽 전부
재료를 계량해 넣고, 준비해 둔 사전반죽도 모두 넣었어요. 그리고 제빵기 반죽코스로 1시간 정도 완료되면 이렇게 질축한 반죽이 됩니다. 1차 발효까지 된 것으로 간주하고요, 전체를 제빵기에서 떼내어 성형할께요.
정사각 빵틀에 만드니까 참 좋더라고요. 제가 가진 틀은 대략 (23 센티 x 23 센티)의 크기인데, 빵의 크기가 딱 적당하네요.
빵틀에 올리브유를 (부침개 할 때 식용유 두르듯) 둘렀어요. 솔로 펴발라도 되지만, 빵틀이 코팅되어 있어서 붙지는 않으니 대충 이리저리 기울여서 기름이 고르게 펴지게 해주는 정도로 충분했어요.
빵틀에 반죽을 놓고요, 펼쳐서 가급적 네모틀에 꽉 차게 늘리고 누르고 해줍니다.
말을 잘 안들으면 덧밀가루를 좀 발라서 하셔도 되고요.
하이디는 덧밀가루 사용하지 않고, 올리브기름 안묻은 위쪽을 바닥으로 뒤집어서 눌러 폈어요. 반죽이 탄성이 좋아서 이렇게 자꾸 오므라들어요.
이렇게 된 반죽을 미지근한 오븐(30-40도)에서 40분~50분 정도 두면 이렇게 두 배 이상 부풀어요.
여기에 또 올리브기름을 넉넉히 올리고요, 손가락으로 막 폭폭 찔러요. 그러면서 올리브도 콕콕 박아 넣고요.
올리브는 통조림이나 병조림의 씨뺀 걸 구입하면 됩니다. 건져서 적당히 슬라이스하고 키친타올 등으로 물기를 제거해서 준비해 주세요.
누가 이렇게 재밌는 걸 영상으로 찍어줬으면 좋으련만, 손에 기름 묻어서 영상이야 어찌 찍겠습니까?
3. 포카치아 굽기
이제 예열해 둔 오븐에 넣고 포카치아를 구워야죠!
제 오븐이 빵 굽는 온도가 좀 약하다 싶어서 (처음에는 안그랬는데, 어쩌면 겨울이라 그랬을지도) 오븐용 온도계를 샀어요.
180도의 온도로 예열되도록 하려면 10분은 어림없더라고요. 오븐 다이얼을 220내지 250에 두고 온도계의 온도가 180도 정도로 올라갔을 때 빵 반죽을 넣었어요. 오븐을 200도로 조정해놔도 빵이 들어가니까 온도가 150도 정도까지 떨어지더라고요. 암튼 온도계가 있으니 좋네요.
항상 빵이 구워지는 온도는 170~180도인 것을 알면, 다이얼로 조절하면 되니까요.
적당한 색이 나왔을 때 (20분 이상) 오븐에서 꺼내서 식힘망 위에서 식혔어요.
아구아구, 하이디가 빵 뒷면은 잘 사진 안찍는데, 포카치아는 이렇게 아랫면도 울룩불룩 구멍 뽕뽕, 재밌네요!
식혀서 잘라봅니다. 단면을 보니 이스트의 열심 노고가 느껴지고, 폭신해 보이죠?
이렇게 opp 빵비닐에 넣어서 냉동해두면 꺼내서 먹기 좋고요, 친구 만날 때 하나 들고 가면 부담없는 마음의 선물도 된답니다.
집에서 먹을 것은 환경을 생각해서 비닐 하나라도 아끼려고 밀폐용기에 넣었다가 하루 정도는 폭신하게 그냥 먹고, 굳으면 토스트를 해 먹습니다. 포카치아는 파스타나 감바스 등과 식사빵으로 곁들이면 짱인 거 아시죠?
버터나 쨈보다는 올리브발사믹을 찍어 먹으면 더 제맛이 살아나는 이탈리아의 빵 포카치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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