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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의 마술사 하이디의 뚝딱스토리
From garden to table

오이지 (노각 오이지) 담그는 법: 조상의 지혜

by 맛의 마술사 하이디 2024.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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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반찬 별 거 있냐? 오이지가 최고지...

 

우리 부모님은 오이지를 참 좋아하셨어요.  최근까지도 울 엄마 살림하실 수 있을 때까진, 여름에 오이지 50개 기본이셨고요, 거의 매끼니 오이지를 드셨지요.

 

하이디도 엄니한테 배워서 오이지 담그는데요, 이제는 내가 키운 조선오이(백오이, 다다기 오이)를 가지고 10개 내지 15개만 모이면 오이지를 담근답니다. 

오이지 담그는 법은 생각보다 쉬워요.  혹시 엄니나 할머니가 담그시는 걸 본 적만 있다면 어렵지 않다는 걸 아실 거에요.

옹기 항아리에 담그면 더 좋겠다 생각하고 하이디도 시도를 해봤는데요, 어느 정도 오이지가 익었을 때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더 보존성이 좋다 싶어요.  그리고 항아리는 된장 등을 담갔던 거라서 아무래도 원하지 않는 균류가 생기기 쉽더라고요.  ㅜ.ㅜ

오이지 담글 오이는 물로 씻어서 마른 수건으로 닦아서 준비하거나, 수분이 조심스러우면 그냥 물기 꼭 짠 면포나 키친타월로 닦아서 준비하면 됩니다.

 

하이디는 노각도 오이지를 담가봤는데요, 작년에 이렇게 해봤더니 너무 맛있고 식감이 좋아서 또 담갔답니다.

노각은 겉을 씻고, 양쪽 꼭지를 칼로 잘라낸 다음, 숟가락으로 속을 닥닥 긁어서 파냅니다.

노각 속을 팔 때는 숟가락이 최고의 도구랍니다.  하하~  해보시면 압니다.

손질된 노각과 오이를 차곡차곡 김치냉장고 용기(또는 크기가 적당한 밀폐용기)에 넣어요.  용기를 벗어나도록 좀 가득 찼다 싶어도 괜찮아요.  짠 물을 부으면 한 나절만 지나도 야채가 물기 빠지면서 가라앉거든요.  하이디는 준비된 오이(8개)와 노각(4개)을 넣었더니 용기가 적당히 찼어요.

이제 소금물을 끓여 준비합니다.  소금물 농도는 엄마나 할머니께 여쭤보면 대충 적당히 짜게 하라 그러실 거에요. ㅎㅎ

그래서 하이디가 계량해 봤어요.  물 2리터에 소금 200 그램이면 적당하더라고요.  약간 슴슴한 듯하게.

 

이번에는 노각이 많아서 (노각은 오이보다 수분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물 7리터에 소금 800 그램을 넣었어요.  소금이 강하면 골마지(오이지를 익히는 균류)가 늦게 생기고, 소금이 약하면 오이지가 빨리 익는 정도의 차이가 있으니, 이 정도 양을 기준으로 맘에 들게 조정하시면 되겠네요.

 

소금물은 그냥 팔팔 끓이면 됩니다.  

소금물이 왜 흙탕물 같냐고요?  히말라야 암염인 핑크솔트를 넣었거든요.  암염을 김치나 된장 담글 때도 써봤는데, 역시 소금은 소금이라 별 차이 없이 바닷소금(천일염) 쓰듯 쓸 수가 있더라고요. 

소금물을 끓여서 오이가 들은 용기에 붓기만 하면 되는데요, 팔팔 끓을 때 부으라는 분도 계시지만, 너무 무섭고요 (화상 위험), 플라스틱 용기라서 끓는 물 닿는 것을 살짝 피했어요.  하이디는, 끓던 소금물이 한 김 식었을 때 부었어요.  암염이라 오이에 따르고 보니 가라앉은 붉은 침전물이 있어서 (마치 벽돌가루 같아..) 가라앉은 것은 버렸어요.  소금 성분은 이미 물에 다 녹아있을 테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오이가 반드시 소금물에 잠수를 해야한다는 점!  그래서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서 눌러 주고 뚜껑 덮어주는 게 중요해요.

하이디는 다른 용기의 누름판과 접시 두 개를 이용해서 누르고 뚜껑 덮어 두었어요.

사흘 후, 열어보니 골마지가 위에 필름처럼 끼었어요.  소금 색 때문인지 하얗지 않고 조금 누런 색이 있네요.

5일 후, 투명했던 소금물이 탁해졌고 하얀 골마지가 꼈잖아요?  울 엄마가 오이지는 골마지(엄마는 고마리라 했어요)가 생기면 먹어도 된다 하셨어요.  오이가 초록이 없어지고 노란색이 되었네요! 

다시 누르고, 이번에는 좀 더 볼륨있는 그릇으로 덮어줬어요.  오이지는 반드시 푹 잠겨 있어야만 해요.  떠오른 부분은 오이지가 물러지니까요.

 

이제 오이지는 물에 불려서, 꼭 짜서 무쳐서도 먹어보고, 오이지 냉국으로 물에 띄워서도 먹을 수 있는 여름 반찬이 될 거에요.  어떻게 먹는지는 다음 포스팅에서 보여드릴께요.

 

오이지가 슴슴하면 불리는 과정을 짧게 또는 생략하면 되고, 오이지가 짭짤하면 불리는 과정에서 소금기를 빼서 간을 맞추면 되고, ...할머니들의 지혜를 생각하게 됩니다.  오이가 텃밭에서 나게 되면 이렇게 저장하는 지혜도 필수죠! (하루에 오이를 10개씩 따게 되면, 저장할 궁리도 진지하게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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