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나무(캠벨)를 심은지 7년 쯤 된 것 같은데, 오늘에야 첫 수확을 했어요. 그간에도 몇 알씩 따먹은 적은 있지만, 약도 치지 않고, 풀도 정리 안해줬는데 저혼자서 자라서 이렇게 열매를 맺은 건 처음이라서 참 기특하네요!
포도 송이라고 해봐야 드문드문 포도알이 달려있는 정도지만, 우리에겐 너무도 귀한 한알 한알이에요. 호호
포도를 따고 뒤늦게 풀 좀 정리해주고 보니, 포도 나무 줄거리가 많이 굵어졌어요. 포도는 새로나온 가지에서 열매를 맺는다죠? 그러니 조만간 뻗어 있는 가지들은 잘라주고 굵은 가지만 보전해야 할 거에요.
작은 포도송이를 모아모아보니, 3 킬로그램 정도는 되어 보였어요.
먼지와 불순물들이 꽤 있어 보이네요. 그래서 찌부러진 알들은 제거하고, 식초물에 담갔다 씻어내고, 한 번 더 식초물에 담갔다가 건져냈어요.
이제 포동포동한 포도알들이 깨끗해 보이네요. 엉터리 농부가 잘못 키운 탓에 포도송이가 엉성하다못해 앙상했지만, 포도알 만큼은 청정 지역에서 따사로운 햇볕을 받고 무농약으로 자라서 그런지 탱탱하고 당도가 좋답니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포도지만, 딸들에게 맛보여주려고 포도주스로 만들어 저장하려고 해요. 끓여서 포도주스를 만들면 어떤 분은 몇 달이나 1년쯤 둬도 좋다 하시던데, 하이디는 그렇게 둘 이유도 없고, 저장할 만큼 양이 많지도 않아요. 단지 한 열흘 쯤 두었다 가족이 모였을 때 먹으려고 포도주스를 만드는 거에요.
<포도주스 재료> (2번에 걸쳐 만들기)
포도알 1.5 kg
설탕 300 그램
물 500 ml
포도알 1.5 킬로그램을 냄비에 넣었고요,
설탕은 300 그램을 준비해서 150 그램을 넣고, 물 300 ml 정도를 넣고 끓였어요.
다른 일을 하다보니 좀 오래 끓였지만, 괜찮아요. 아래 사진보다 포도알의 모양이 더 살아있을 때 건져도 괜찮아요.
어차피 두 번 끓일 거니까요.
잠깐 청소기 돌리고 왔더니 이렇게 넘쳐 흘렀네요. 아까비~~
처음 끓일 때 20분 쯤 끓였더니 모양이 많이 망가졌지요. 이것을 거르는데, 체에 받쳐서 누르면 과육이 체에 걸려서 잘 안내려가고 주스가 맑게 될 수 없어요.
포도알을 절대 눌러짜지 마시고요, 이렇게 해보세요. 포도알을 힘주지 말고 건져서 다른 냄비로 옮기는 거에요.
처음 냄비를 냄비1, 나중 냄비를 냄비 2라고 할께요.
자, 냄비 1에는 진한 포도주스가 남았고요, 냄비2에는 포도 삶은 건더기가 모아졌어요.
이제 냄비 2에 설탕 150 그램을 넣고, 물 200 ml를 넣고 10분 정도 끓였어요.
냄비2에도 주스가 생겼지요. 맛을 보면, 설탕은 냄비2에 더 많이 들어간 셈이지만, 당도와 포도향은 냄비1이 훨씬 좋아요. 당연하겠죠.
이제 냄비2의 주스도 (절대 짜지 마세요), 조금은 엉성한 펀치 조리에 걸러서 냄비1에 합해줍니다.
냄비1의 것처럼 건져내도 되지만, 이번엔 좀 더 시간을 줘서 한 방울이라도 더 얻으려고 30분 이상 놔두었어요.
아깝다 눌러 짜지 마세요. 눌러짜면 더 손해가 많다는 거...
그리고, 냄비 1의 주스를 촘촘한 체로 한번 더 받쳐서 보관할 병이나 jar에 넣으면 됩니다.
대략 1.5 kg의 주스가 나왔어요. (포도 1.5 kg에서 주스 1.5 kg을 얻었으면 100프로라고 해도 될까요? ㅋㅋㅋ)
이렇게 만들어서 냉장 보관했다가, 그대로 얼음만 넣어 먹어도 좋지만, 맛이 진하고 달기 때문에 주스 100 그램에 탄산수 50~100 그램, 그리고 얼음을 넣어서 에이드로 드시면 진짜 짱이랍니다.
빵이나 쿠키 등 간식과 함께, 또는 파스타와 함께 즐겨 보세요. 집에서 만든 포도주스, 진짜 고급지지 않습니까!
하이디는 우리 마당의 포도나무에서 나온 포도로 만들었지만, 집에 있는 포도가 시들어가거나 포도로 먹기보다 시원한 음료로 먹고 싶을 때, 이렇게 한 번 주스로 만들어 보시면 어떠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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