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손님이 있어서 가족모임을 할 장소를 찾던 중, 전에도 여러 차례 먹어본 적이 있었던 중국식 <보다>에서 점심을 하기로 했어요. 호호
위치는 도산공원 건너편이고요, <보다> 간판을 보고 건물로 들어가서 2층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주차장은 1층)
미리 예약을 했으므로, 4인 테이블이 있는 룸으로 안내가 되었고요, 룸은 멋지거나 고급지게 꾸며진 건 아니지만 조용하고 깔끔해서 식사하기 좋았어요. 옷걸이와 가방 등을 놓을 수 있는 바구니 같은 것이 있어요. 센스!
어떤 음식을 좋아할지, 메뉴 선택이 어려울 땐 세트메뉴가 괜찮을 것 같아요. 런치 세트는 3가지 중에서 선택하면 될 것 같아요. 幸(행), 福(복), 滿(만) 모두 좋았는데, 하이디는 두반중새우와 어향가지가 있는 (ㅋㅋㅋ, 나의 애정 메뉴) "행"을 먹고싶었지만...
"행"은 런치 세트 중 유일한 4만원대 메뉴라 그런지, 평일 점심에만 된다고... [사장님, 서운해요~!]
그래서 차선책으로 福(복)을 선택했어요.
<보다>의 런치 메뉴
행 (런치) 설화게살누룽지스프, 두반중새우, 류산슬, 어향가지, 탕수육, 식사, 후식 (42,000원)
복 (런치) 삼품냉채, 죽통새우완자스프, 전가복, 칠리중새우, 유린기, 마라소고기, 식사, 후식 (52,000원)
만 (런치) 사품냉채, 게살상어지느러미스프, 자연송이전복, 깐풍중새우, 아스파라거스 관자, 어향소고기, 식사, 후식(62,000원)
- 말이 나온 김에 중국식당에서 세트 메뉴 선택할 때의 장단점을 저 아래에 정리해 봤네요. ㅋㅋ
기본 찬은 짜차이 무침과 양배추 피클, 그리고 땅콩 볶음이 1인당 하나씩 주어졌어요. ㅎㅎ 셋 다 하이디가 좋아하는 거라서 출발부터 마음에 들었네요.
맨 처음 나온 건 냉채에요. 해파리와 새우, 오향장육, 송화단이 입맛 돋구라고 조금씩 (한조각씩?) 들어있었고요, 마지막에 토마토를 먹었는데, 요건 당절임 같았어요. 무순으로 장식된, 색도 좋고 맛도 깔끔한 냉채였어요.
그 다음은 죽통에 담긴 새우완자탕이에요. 죽통은 하이디가 썩 좋아하지 않지만 (위생적으로 잘 관리하시겠지요?), 새우 완자가 2개, 아가리쿠스 버섯이 1개, 목이버섯과 표고가 들어있는 한방 갈비탕 같은 시원하고 맑은 국물이 맛이 좋았어요. 중식당 보다의 런치세트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거부감 없이 선호될만한 메뉴로 선택되는구나 싶었어요. 그만치 무던해서 한국인이고 외국인이고 좋아할 맛!
다음 메뉴는 하이디가 뭐냐고 물어봤잖아요. ㅋㅋㅋ 하얀 팔보채인가?
"전가복"이라고 답을 해주셨는데, 전복이 어딨나? 싶었어요. 잘 보면 접시에 전복이 한 조각 있답니다. 전복은 좀 섭섭해도 해물과 야채들이 다 신선하고 맛은 좋았어요.
그리고 칠리 새우는 중새우가 1인당 두 마리씩 제공되었는데요, 아래에 양상추가 깔려있고, 칠리 소스는 예상했던 맛 그대로였어요. 으앙~ 두반중새우를 맛보고 싶었다고요!!
유린기도 예상했던 맛인데요, 유린기를 입에 넣고 씹는 순간에 엄청 바삭한 소리가 "파사삭~", 깜짝 놀랐다는 거 아닙니까! 바삭한 닭고기 튀김에 상큼 새콤한 대파양념의 매력이 음식에 잘 반영된 것 같아요.
마지막 코스 요리는 마라쇠고기에요. 이것은 마라의 특징도 약하고 쇠고기가 텁텁해서 썩 매력적이지 않았네요. 맵고 자극적인 맛은 거의 없어서 외국인들에게는 좋을 듯도 하지만, 마라를 생각하고 먹기에는 너무 약했다고 할까요? 쇠고기 두 첨 중 한첨은 남겼어요.
그리고 식사는 우리 네명이 모두 짜장면을 선택했어요. 양이 많지 않아서 너무 감사했어요. 딱 두 젓가락 정도의 분량이라서 요리 먹은 후의 마무리로 딱 좋았어요.
그리고 후식은 고구마 빠스(맛탕)와 배 한쪽을 가져다 줬어요. 기분 좋은 식사에 후식까지 먹을 수 있었던 중식당 보다의 런치메뉴였어요.
간만에 중식당의 세트메뉴를 먹게 되었는데요, 중국집에서 세트 메뉴를 선택해서 식사할 때의 장단점을 한번 정리해봤어요. 개인적인 의견이니까 재미로 봐주세요.
<세트 메뉴의 장점>
- 메뉴 선택을 안해도 된다. 식당에서 다 알아서 고심 끝에 선택한 메뉴들이니까.
- 제공되는 메뉴를 모두 단품으로 주문해서 먹는 것보다는 저렴하다.
- 식당마다 메뉴접시의 양을 먹어보기 전에는 모르기 때문에, 많이 주문하거나 적게 주문할 수 있는데, 세트메뉴는 딱 1인분씩 가져다 주니까 모자라거나 남지 않는다.
<중식 세트 선택의 단점>
- 음식이 조금씩 나와서, 찔끔찔끔 먹으니 제대로 먹은 것 같지 않고 감질난다는 분도 있다.
- 메뉴를 꼼꼼이 살피지 않으면, 그 중에 알러지가 있거나 못먹는 음식이나 재료가 포함될 수도 있다.
- 요리는 큰 접시에 나와야 플레이팅의 감동이 있는데, 내가 받은 작은 접시로는 멋진 사진이 안나온다.
- 먹고 싶은 재료나 조리방법을 선택할 수 없다. (가격에 의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ㅜ.ㅜ)
전에는 그런 생각을 별로 안했는데, 블로그를 하다 보니까 플레이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큰 접시에 요리의 특성을 살린 플레이트의 예술적인 감각을 즐길 수 없다는 부분이 세트메뉴를 선택해서 개인 음식을 받게 되는 것의 아쉬움으로 다가오네요.
대체로 맛있고 즐겁게 즐길 수 있었던 점심 식사였고요, 음식의 맛과 식당의 분위기 모두 좋았다고 (별점 5개 중 4.5개!) 평가할 수 있어요. 세트 "복"에서 인상적이었던 음식은 죽통 완자탕과 유린기였어요. (100% 주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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