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산골의 하이디가 오늘은 우족탕 끓이기를 알려드리려고요.
우족탕, 사골곰탕, 도가니탕은 하이디가 좋아하는 3대 곰탕(설렁탕)이에요. 푹 고아서 만들었다는 의미의 곰탕은 이런 류의 뼈나 내장, 고기를 푹 삶은 국 종류를 통칭하는 말이고요, 설렁탕은 그 중 서울지역에서 먹는 걸 말한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사골과 양지로 만든 곰국을 설렁탕이라고 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우족탕을 끓이는데요 (우족 반 개와 사태 반근), 우족 대신 사골이나 도가니를 넣고 끓여도 좋고, 사태 대신 양지나 스지(소 힘줄)를 넣어도 맛이 좋으니 취향대로 시도해 보세요. 끓이는 방법의 맥락은 같으니까요.
그리고, 우족탕이나 사골곰탕 하면 식구 적은 분들은 겁부터 먹기 쉬워요.
에휴~ 그걸 누가 다먹어?
우리집엔 그렇게 큰 냄비나 들통이 없다구!
꼭 그렇게 많이 끓일 필요 없어요. 우족 큰 거 반개만 해도 내가 가진 냄비에 버겁다 싶으면 우족 1/3개만 끓이고, 나머지는 냉동해 두었다가 다음에 끓이면 되잖아요? 고기나 스지도 우리집 냄비에 적당한 양만큼 끓이면 됩니다.
우스개 소리로 "아내가 곰국을 끓이면 무섭다"는 말이 있어요. 커다란 들통에 큰 뼈랑 고기 넣고 푹 고아서 국을 끓여두고 아내가 장기 외출한다는 거겠죠. 어떤 분들은 뼈를 꺼내지도 않고 계속 물을 부어서 한달 간 (?) 끓여드신다는 말도 들었어요. 노,노! 그리하지는 맙소서. 뼈를 계속 끓이면 (뽀얀 국물은 계속 나오지만), 칼슘 성분이 나와서 좋지 않다고 합니다. 6시간 이상 끓이지 말라 하던데, 많아도 10시간 이상은 끓이지 않기로 해요.
1. 핏물 빼기
곰국을 끓이기 전에, 특히 뼈 종류는 핏물을 잘 빼줘야 해요. 정육점에서 그러시던데, 우족만큼은 생걸로 끓이지 말고 냉동했다가 끓여야 국물이 더 잘 나온다 했어요. (왜 그런지는 잘 몰라요)
암튼 뼈(우족)와 고기를 찬물에 담가서 (물을 자주 바꿔주거나 물을 조금씩 흘려주면서) 핏물을 제거해주세요. 귀찮으면 하룻밤 두시는 것도 좋아요.
2. 끓는 물에 데쳐서 불순물 제거
충분히 핏물을 뺀 후에, 끓는 물에 우족을 3-5분 정도 데쳐 냅니다. 우족과 고기를 건져서 깨끗한 물이 담긴 다른 냄비에 넣고 끓이는 거에요. 혹시 우족 표면이 지저분하다 싶으면 물로 씻어내도 됩니다. 처음 끓여낸 물은 버리세요.
집에서 평소 쓰는 냄비 중 제일 큰 냄비에 한번 데쳐낸 우족을 넣고 3시간 정도 끓여요. (우족의 크기와 소의 암수연령(?)에 따라 삶는 시간이 다를 수 있는데, 대략 3시간이면 말랑말랑해집니다.)
이 단계가 중요한데요, 국물 위에 뜬 기름을 국자로 얌전히 걷어내 주시고, 우족과 고기는 건져서 손질해요.
고기는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요, 우족은 말랑말랑 먹을 만한 부분을 추려서 (뼈와 기름은 발라내고), 우리집 국냄비에 국물과 함께 넣어줍니다. 이제 냄비가 둘이에요. 큰 냄비는 뼈 재탕을 계속할 거고요, 국냄비에는 맛있는 국물과 고기가 들어있어요.
걷어낸 기름과 잘라낸 기름은 합해서 냉장고에 두면 굳어져요. 굳은 기름을 떠서 타는 쓰레기에 버리면 됩니다. (기름이 거의 한컵 정도 나왔네요!)
이제, 국냄비의 국물과 고기를 2-3시간 더 끓여주면 됩니다. 재탕국물은 3-4시간 더 끓여서 여기에 합쳐도 되고, 따로 우거지국이나 전골육수 등으로 이용하시면 됩니다.
진국이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뽀얗지는 않아요. 집에서 끓여보면 뽀얗지 않아도 이것이 진짜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굳이 프림이나 우유를 넣을 필요는 없잖아요?
곰국과 고기를 적당히 그릇에 뜨고, 소금, 후추, 대파 썰은 것을 넣어서 밥말아 드세요. 뜨끈하니 보양되는 느낌 오시죠?
우리 부모님은 우족을 건져서 초간장(진간장+초+매실청+다진풋고추)에 찍어서 드십니다. 와사비 간장도 좋지요~
이렇게 곰국 끓여서, 한번은 밥말아 먹고, 한번은 국수 삶아넣어서 먹고, 한번은 떡국 끓여먹고... 남은 국물은 우거지국 끓여먹고 - 이러니 우족탕 한 번 넉넉히 끓이는 것도 얼마나 뿌듯하고 넉넉한지 몰라요.
버릴 것이 없는 쇠고기 곰국, 올 겨울에 뜨끈하게 즐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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