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도 폭설이 오고, 서리 내릴까봐 모종 심기도 미루고 있던 터에, 갑자기 찾아온 무더위 (?), 날씨가 정말 왜 이런 걸까요?
아침이면 너무 추워서 새싹들도 얼굴을 못내밀고 꽃들도 입을 꼭 다물고 있었는데, 갑자기 여름 마냥 더워지니 식물들도 당황했을 거에요.
4월이면 시나브로 가지끝에 매달려 우리에게 기쁨과 향긋함을 주던 두릅들도 더운 날씨에 깜짝 놀란 듯, 하루 아침에 보니 마구 돋아난 거에요.
<두릅의 종류와 손질법>
우리집에 있는 두릅은 세가지에요.
- 참두릅
- 개두릅 (엄나무 순)
- 땅두릅
참두릅과 개두릅은 나무에서 돋아나는 새싹이고요, 땅두릅은 가을과 겨울에는 아무 것도 없는 듯이 땅속에 숨어있다가 봄에 나오는 (나무와 같은 목질의 줄기가 없는) 풀이랍니다.
나무에 붙어 있는, 땅에서 솟아오른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갑자기 솟아난 두릅에 하이디도 그만 당황해서 얼른 따가지고 바구니에 담았네요. 히히
하나씩 보여드릴께요. 이것이 참두릅이에요. (아래)
참두릅도 나무에 가시가 있는데, 가시가 없는 두릅나무에서 나온 것을 민두릅이라고 한대요. 참두릅은 표면이 거칠고 약간의 털도 있고 가시도 있으니 손질할 때 조심해야 해요.
요건 땅두릅이에요 (아래). 땅에서 올라오는 줄거리를 칼로 잘라 온 거에요. 참두릅이나 개두릅은 싹을 감싸고 있는 받침(꽃받침 같은 거)이 있고요, 땅두릅은 그런 거 없이 땅에서 올라옵니다.
금년에는 세가지 두릅을 동시에 발견해서 따왔지만, 다른 해에는 땅두릅이 나무에서 나는 두릅보다 좀 늦게 나왔기 때문에 철이 늦다고 생각했는데 금년에는 금새 많이 자라버린 모습으로 발견했네요.
싹이 난 모양이 굵기가 일정하게 쭉쭉 뻗었고, 받침이 있는 이것은 개두릅(엄나무순)이에요. (아래)
참두릅이나 땅두릅은 엄지손가락보다 굵기도 한데, 개두릅은 굵지 않아요. 덩치가 좀 굵은 녀석들도 이렇게 각각의 잎이 붙어있는 모양은 굵지 않고 일정하답니다.
<두릅 요리: 데치기>
이 세가지 두릅은 받침부분을 살짝 칼로 잘라서 떼내고 (땅두릅은 받침없음), 살살 씻어서 맑은 물에 데쳐내서 초고추장 찍어 먹으면 제격이죠.
그야말로 새싹이 나오는 요 짧은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에요. 게다가 두릅은 일단 따서 유통하는 동안에 검게 변하고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정말 귀하답니다. (언젠가 화개장터에서 개두릅을 사서, 집에 가져왔더니 못쓰게 되었더라는 슬픈 기억이...)
물이 끓으면 손질된 두릅을 넣고 물이 다시 끓으면 잠시 후 (15초?) 건져서 찬물에 헹굽니다.
두릅은 데치면 뿌연 액(본드 같은? ㅋㅋ)이 나와요. 이상한 건 아니에요.
두릅을 데쳐서 찬물에 헹구고, 나란히 손으로 잡아서 물기를 꼭 짰어요. 아래에 보이는 것이 땅두릅, 시계 방향으로 개두릅, 참두릅이에요. (위 사진)
맛이요? 어느 것이 왕좌를 차지할까요, 겨루기가 치열한데요.
이건 정말 어느 것이 더 맛있다 덜 맛있다 할 수가 없어요. 신선한 두릅이라면 그 향이 말할 수 없이 좋아요.
봄보로봄봄 - 바로 봄을 느끼게 됩니다.
<두릅 요리: 골뱅이 야채소면>
하이디네는 두릅을 이용해서 야채(텃밭의 부추, 방풍나물)와 함께 골뱅이 소면을 만들어봤어요.
부추, 방풍나물, 두릅, 양파를 썰어 넣고, 고추장, 고추가루, 마늘, 레몬즙, 매실청, 진간장, 통깨, 참기름 등 갖은 양념을 넣어 비볐어요. 게다가 골뱅이 통조림 하나 (국물을 반쯤 버리고) 따서 넣었고요.
소면 위에 이렇게 골뱅이 무침을 국물조차 얹어서 비비면 얼마나 맛있게요!
<두릅요리: 두릅 튀김>
딸이 어디 이자카야에서 먹어봤는데 엄청 맛있었다고 두릅튀김을 얘기하던데... 내가 만들어 줬어요.
데치지 않은 손질한 두릅에 약간의 밀가루를 묻히고, 밀가루 튀김옷(밀가루+맛소금+물)을 만들어서 살짝 담갔다가 뜨거운 기름에 튀겼답니다.
두릅을 비슷하게 부침개로 지져 먹어도 맛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바삭하게 튀기니 말하면 뭐해요? 진짜 맛도리죠!
갑작스런 더위가 찾아와서 두릅이 다 피어버려서 올 봄에는 더 즐길 수 없을지 몰라 아쉬워요.
두릅의 짧은 철이 이렇게 지나가 버리다니...
아래 사진은 코스트코 매대에서 발견한 국내산 두릅인데요, 이런 가격으로 치면
우린 올봄 (불과 이틀만에), 두릅을 10만원 어치 이상 먹었다아~!
(미안하지만, 나무에서 바로 따온 두릅은 장에서 사온 것과 맛이 비교불가...)
두릅은 쌉쌀하고 향긋해서 어른들이 좋아하는 독특한 풍미의 식재료잖아요?
두릅이 가진 고유의 향과 맛을 내는 성분들, 그 효능까지 참고하신다면, 봄의 미각... 이 짧은 계절에 즐기지 않을 수 없죠!
🌿 두릅의 독특한 향과 맛을 내는 성분
✅ 사포닌 (Saponin)
두릅의 쌉쌀하고 알싸한 맛의 주된 원인입니다.인삼, 도라지 같은 약용식물에도 들어있는 성분으로,면역력 강화와 항염, 항산화, 콜레스테롤 억제 등의 효능이 있어요.이 사포닌이 두릅의 향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 테르페노이드(Terpenoid)류
두릅 특유의 향긋한 풀내음과 신선한 향은테르페노이드 계열의 휘발성 향기 성분에서 비롯됩니다.이 성분은 식물 스스로 병균이나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천연 방어물질이에요.식욕을 돋우는 상쾌한 향을 내는 주범입니다.
✅ 플라보노이드(Flavonoid)
향보다는 쓴맛과 항산화 작용에 기여합니다.특히 봄철 두릅에는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여,몸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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