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는 정말 녹두 맛을 몰랐는데,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었는데...
녹두에서 나는 살짝 풀냄새 같은 향이 갈수록 좋아지네요. ㅎㅎ
시골에서 친구가 보내준 녹두라서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녹두"하면 우리 한국사람은 <녹두전 (녹두빈대떡)>이 제일 먼저 생각나요~!
녹두죽이나 녹두앙금 만드는 법은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https://haidi-cooks.tistory.com/112
시중에는 반 잘라서 껍질도 절반 이상 벗겨 놓은 녹두를 파니까 그것을 구입해서 물에 불렸다가 쓰시면 됩니다.
저는 시골에서 친구가 보내온 녹두라서 씻어서, 일어서, 절구로 일부 쪼개서 물에 담가 불렸고요, 껍질은 거의 못벗겼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도 맛은 좋았어요.
녹두가 다 잠기지 않을 정도의 물을 붓고 믹서로 갈아요. 믹서가 너무 힘들어보이면 물을 조금 더 넣어 주세요. (소용돌이 치면서 돌면 괜찮은 건데요, 안 움직이면서 계속 헛돌거나 하면 모터에 무리가 가는 수가 있어요)
냉냉한 녹두 냄새가 나면서, 녹두가 잘 갈아졌어요. 이것을 보울에 담고, 녹두 부침개에 들어갈 부재료들을 준비해요.
우리 친정에서는 (서울) 녹두에 약간의 소금을 넣고, 녹두 간 것만 기름 두른 팬에 놓고서, 그 위에 준비한 고명(돼지고기, 숙주, 도라지: 약간의 집간장,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한 것)을 올려서 앞뒤로 노릇하게 부쳐 줍니다. 이렇게 만드는 녹두빈대떡은 다음에 보여 드릴께요.
하지만, 하이디는 돼지고기, 숙주, 김치가 고르게 분포한 녹두전을 더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돼지고기는 잘게 썰고, 숙주는 데쳐서 2센티 길이로 잘라서 꼭 짜넣고요, 김치를 쫑쫑 썰어서 넣었어요. 맛있게 익은 김장김치가 들어가니까, 김치만 믿고 고기와 숙주는 간을 안했어요. (과연, 맛이 있을지 의심이 가시죠?)
이렇게 녹두 반죽하고 비슷하다 싶을 정도의 양으로 세 가지 고명을 넣어서 섞었어요.
녹두전에 들어갈 고명은 집에 있는 야채를 이용하셔도 무방할 거에요. (전통적으로는 도라지나 숙주, 돼지고기, 쇠고기 등이지만, 하이디는 김치와 돼지고기 또는 소고기, 김치와 오징어의 조합을 사랑해요.)
이렇게 보니 맛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고요? 이건 진짜 맛 없을 수는 없는 한국의 맛과 멋이죠!
이렇게 만든 반죽(?)을 기름 두른 팬에 약한 불로 천천히 지졌답니다. 고기가 들어 있으니 급히 부쳐내려고 하지 마시고, 넉넉한 기름에 천천히 부쳐 주세요.
간혹 녹두 반죽이 묽거나 하면 예쁘게 부쳐지지 않고 부스러질 때가 있어요. 이럴 땐, 밀가루를 약간 (2 Ts 정도) 넣고 혼합해 주면 예쁘게 부칠 수있어요. (단, 맛의 부드러움이 손상되기는 해요. 살짝 뻣뻣하지만, 그래도 맛있어요.)
앞뒤로 노릇노릇 내지는 밝은 갈색이 빛날 때까지 잘 부쳐서 식탁에 냅니다. 많이 부치신다면 채반에 올려서 한 김을 식히고 하겠지만, 식구들 먹을 양이라면 굳이 식히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냥 따뜻할 때 먹는 게 더 좋아요. 식으면 녹두가 부드러움을 잃어 버리잖아요?
노릇노릇 부쳐낸 녹두전(빈대떡)은 양념 간장에 찍어 먹어도 좋지만, 김치 덕분에 간이 적당하니까 그냥 먹어도 너무 맛있답니다.
p.s. 녹두전을 빈대떡이라고 하잖아요? 빈대떡의 어원과 유래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딱이 어떤 것도 소개해 드릴 만하지는 않아서 통과할께요. ㅎㅎ 녹두가 요즘은 너무 비싸서 옛날 풍자가요에서 "돈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지~"하는 가사가 영 현실성이 없네요. 국산 녹두 아녀도 중국산 녹두도 햇녹두로 구입하시면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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