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의 옆지기는 청국장을 엄청 좋아한답니다.
그이는 청국장만 있으면, 몇일이고 계속 먹어도 좋다 그래요. 후후
그리고 청국장을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고 하네요. (하이디는 늘 소화가 잘되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재작년에 배추 우거지가 하도 좋아서 우거지 지른 것만 가지고도 우거지 김치를 엄청 많이 담가놓은 것이 있어요. 만 2년된 묵은지, 그런데 맛이 너무 좋고 김치냉장고에서 잘 보관되어서 그런지 냄새도 아주 좋아서 이걸로 청국장을 끓이기로 했어요. 돼지고기를 넣어도 좋고, 두부랑 넣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돼지고기도 두부도 없이 하이디가 뚝딱! 끓여볼께요.
<고기 없이 끓이는 묵은지 청국장> 재료
- 묵은지 (물에 씻어서 꼭 짠 것) 400 그램
- 청국장 150 그램
- 다시백 (굵은 멸치, 다시마, 표고버섯 자루)
- 고추장 1/2 Ts
- 다진 마늘 1 Ts
- 치킨 스톡 1 Ts
- 참기름 1 Ts
고기를 안 넣을 거니까 다시국물로 감칠맛을 내줘야 해요.
하이디의 멸치 다시마가 들어있는 다시백 하나와 표고버섯 자루를 작은 다시백에 넣어서 물 1 리터에 넣고 끓였어요. (중불 5~10분)
국물 베이스가 만들어지는 동안, 잘 씻은 묵은지(양념에서 묵은 냄새 날까봐 씻었어요)를 손으로 적당히 짜고, 도마 위에서 종종 썰어서 준비했어요. 우거지 김치에 관해서는, 만주에서(혹은 상하이에서?) 독립운동할 때 김구 선생 모친이 시장에서 상인들이 버린 우거지를 가져다가 김치로 만들어 독립투사들을 섬겼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 말을 듣고 텃밭의 배추 우거지를 버릴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우거지 이파리 절여서 양념을 척척 발라서 만들어 놓은 거에요.
그대로 넣어도 청국장 찌개가 되겠지만, 더 맛있게 하려고 하이디는 우거지 김치 빤 것을 참기름 두르고 팬에 한 차례 볶았어요. 이건 울엄마한테 배운 건데요, 김치찌개 만들 때도 김치를 참기름에 한번 볶아서 넣어 보세요. (사실 이건 나만 알고 싶은...)
달달 볶아서 살짝 숨이 죽은 묵은지를, 따로 준비해 둔 육수에 퐁당 넣고 끓였어요. (물론, 다시백은 이미 제거했지요.) 우거지는 노지에서 키웠던 거라서 좀 질기니까 이렇게 30분 정도 끓였어요. 부드러운 배추 묵은지로 만드신다면 15분 정도만 끓여도 될 거에요.
배추가 부드러워졌을 때 청국장을 넣는 게 좋아요.
잘 모를 때는 청국장을 푹~ 끓여야 좋은 줄 알았는데, 청국장은 오래 끓이면 몸에 좋은 항암성분을 가진 유익한 균이 없어지기 때문에 짧은 시간만 끓이는 게 좋다고 합니다. (생으로 먹으면 좋다는데, 하이디는 싫어시러~!)
그리고, 청국장 끓일 때 실내에서 냄새나는 것도 잘 관리해야 하니까, 환기에 특히 주의하시고요. 4분 정도만 끓이다가 간을 봅니다. 김치에서 간이 배나오기 때문에, 미리 간을 맞추면 점점 짜질 수가 있거든요.
고기가 안들어가서 감칠맛이 부족, 단맛이 부족하네요. 청국장을 단맛으로 먹는 건 아니지만, 뭔가 ...
약간의 치킨스톡과 복숭아청을 넣었는데도 어딘지 모르게 미진한 감이 있었어요.
이럴 땐... 아하! 하이디의 비장의 무기인 집고추장과 마늘을 넣었어요. 다시 맛보고 깜짝 놀랐네요.
마늘이 이렇게 찌개에 단맛을 주는 줄을 왜 미처 몰랐을까요? 이제 묵은지 청국장은 하이디의 뚝딱 완전체가 되었습니다.
1분 정도만 보글보글 더 끓여서 식탁으로 가져갔어요. 하이디의 옆지기는 청국장을 너무 너무 좋아해요!
청국장을 썩 즐기지 않는 하이디도, 우거지 묵은지로 끓인 청국장은 왜케 맛있대요? 호호호
반찬이 필요없는 맛도리~ "묵은지 청국장"이었습니다.
자기야, 또 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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