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은 가을에만 먹을 수 있는 별미죠. 여름 내 시원하게 잎을 뻗치고, 비 맞으면 연잎처럼 물방울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잎은 젖지 않고 방울을 튕기는 모습이 참 독특해요.
이렇게 땅 밑으로 알을 낳는 것도 신기하기만 하죠.
땅 밑의 토란은 손질해서 요리에 쓰면 보들보들 맛있고요, 토란대는 껍질 벗겨서 말리면 육개장에서 주인공은 몰라도 훌륭한 조연이 됩니다. 하하
오늘은 추석음식인 쇠고기 토란국을 만들어봅니다. [지금은 우리 집에서 차례상을 차리지 않지만, 전에는 추석 차례상에는 반드시 탕으로 토란국을, 밥 대신 송편을 놓았었던 것 같아요. 적어도 우리 친정에선 그랬어요.]
먼저, 토란을 껍질 벗겨서 예쁘게 준비해야죠.
물로 씻으면 흙투성이였던 토란이 이렇게 예쁜 얼굴을 드러냅니다.
고기를 볶아서 쉽게 국물을 내기로 했어요. 쇠고기 150 그램을 적당히 썰어서 마늘과 국간장에 볶아줍니다. (국고기면 더 좋겠지만, 하이디는 집에 있던 불고기감을 썰어서 토란국을 끓였어요.)
고기가 익었을 때, 물 1 리터를 부었어요. (3인분 기준)
울엄니는 쇠고기 무국을 베이스로 해서 토란국을 해주셨어요. 무는 텃밭에서 솎아온 알타리만한 작은 무지만 납작납작 썰어서 넣었고요, 국물을 15분 정도 중약불에 팔팔 끓였어요.
이제 껍질 벗긴 토란을 국물에 넣으면 되겠지요?
토란 껍질 벗기는 방법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https://haidi-cooks.tistory.com/277
토란의 껍질을 벗겨서 물로 한번 씻었어요. 그리고 커다란 것은 한 입 크기가 되도록 칼로 잘랐어요.
국물에 넣고 토란이 익도록 끓여줍니다. 토란은 오래 끓이면 안되는 걸 명심하세요. 녹말이 쉽게 풀어지므로 잘못하면 죽도 밥도 아닌 '곤죽'이 될 수 있거든요.
5-6분 정도만 끓이고, 슬쩍 젓가락으로 찔러서 푹 들어가면 된 거에요!
이제 국물 간을 보시고요, 필요하다면 국간장이나 맛소금을 더 넣으세요.
그리고 대파를 넣고, 후추도 넣어 주세요. 고기에서 기름이 나왔네요. 그대로 떠서 먹어도 되지만, 기름은 국자로 살짝 걷어주면 좋아요.
맑았던 국물이 뽀얗게 보이지요? 토란이 풀어지기 시작한 듯...
맛있게 토란국이 완성되었어요. 토란은 국자로도 잘라지니까 조심조심 국그릇에 떠줍니다.
가을을 상징하고 추석음식을 대표하는 토란국이에요.
텃밭의 토란은 이제 서리 맞으면 녹색의 잎과 줄기는 녹아질 것이고요, 토란은 서리 내린 다음에라도 땅에서 캐면 된다고 해요. 하이디는 땅에서 캐낸 토란으로 내년을 또 준비할 겁니다 (씨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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