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받은 전복이 있어서 휘리릭 뚝딱~ 전복죽을 끓였어요. 갑자기 속이 쓰리거나 순하고 가볍게 한끼 먹고 싶을 때 있잖아요? 그럴 때 먹으려고 전복을 냉동해놨거든요.
전복이 제법 커요. 손바닥 반 만한 전복 1개면 두 사람이 먹을 전복죽이 되겠어요.
전복이 택배로 올 때 전복을 닦고 자르는 손질용 도구가 왔는데, 무척 유용하네요. 하하
전복을 씻을 때 쓸 수 있을 만한 거친 솔이고요, 반대쪽은 전복을 껍질에서 분리할 때 안성맞춤인 톱니칼이에요. 저 톱니칼로 해동한 전복 몸통과 껍질 사이를 갈랐더니 아주 쉽게 분리가 되었어요. (위 사진) 이 전복은 산소포장으로 거의 기절한 상태로 도착한 건데요, 하이디가 잘 씻어서 바로 얼려둔 거에요.
껍질과 붙었던 쪽을 보면 이렇게 내장이 있어요. 저 초록 내장은 전복죽에 중요한 재료로 쓰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어서 그냥 떼어버렸네요. (죄송합니다.)
전복의 한쪽 끝에는 전복의 이빨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어요. 이건 전복의 입 주변의 석회질 조직이라고 하는데 제거하는 것이 보기도 깔끔하고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원래는 긴 이빨같은 것이 두줄로 보이는데, 냉동했던 거라 그런지 저런 모양이네요.
전복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하이디는 2등분하고 납작납작), 참기름에 볶았어요.
요래 볶다가, 불린 쌀이나 찹쌀을 넣고 조금 더 볶다가 물을 붓고, 한참 끓이면서 간간히 저어주면 전복죽이 되는 거에요.
휘리릭 뚝딱! 쉽게 만드는 맛의 마술사 하이디는 마침 찹쌀로 밥을 지어둔 것이 있어서, 그것을 볶은 전복에 1.5 공기 분량 넣고 물을 두 컵 정도 부었어요.
찰밥이 풀어지면서 전복죽이 쉽게 되죠! ㅎㅎ
맛있는 건 얼렁 만들어서 빨리 먹고 싶잖아요? 대형 전복이 한마리 들어갔기 때문에, 그대로 맛을 봐도 전복죽 맛이 납니다. 전복 자체가 가진 감칠맛이 장난 아니에요. 하이디는 소금(맛소금 아님)만 살짝 넣었어요. 밥처럼 먹으려고요. (제가 약간 이날 속이 쓰려가지고... 요즘 속쓰리는 일들이 자주 있잖아요. ㅜ.ㅜ)
찹쌀이 이미 질축한 밥이 된 것을 전복죽으로 만드는 거니까, 쉽게 풀리고 부드럽게 되었네요.
전복죽을 그릇에 담고, 가평 잣을 몇 개 올렸더니 기가 막히죠?
전복이 워낙 귀한 식재료였던 옛날부터 이렇게 얌전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던 우리 귀족입맛 선조님들에게 감사하면서, 심심하면서도 감칠맛나는 속편한 전복죽을 즐겼네요. 쉽게 금방 만들어서 더 좋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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