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가 어제 소개드린 국립공주박물관의 상설 전시도 놀라웠지만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목관과 유물들), 공주 박물관에서 바로 옆 건물에 있는 수장고라는 곳에서도 경이적인 경험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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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박물관을 진짜 좋아하는 하이디 뿐만 아니라, 박물관이고 뭐고 실내 구경 전시를 통 좋아하지 않는 우리 딸도 너무 재밌게 둘러본 곳이에요. 바로바로 여기가, 박물관에 전시되지 않은 보물들을 항상 보관하고 있는 수장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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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고는 온도와 습도를 잘 유지해서 유물을 잘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겠죠. 그리고 잘 보존되어야 할 보물들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항상 잘 잠겨있고 보안을 유지하며, 직원들도 출입시에 꼭 두 사람 이상이 들어가는 원칙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특별히 설계된 관람형 수장고로 만들어져서 누구나 소장된 보물들을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독특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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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고가 높은 2층까지 있는 것 같은데요, 입구가 B1이었던 것 같아요. 중간층이 있어서 더 여러층을 올라가면서 유물들을 구경할 수 있어요. 걸어서 계단으로 차근차근 올라가며 구경하고, 제일 꼭대기에서 엘리베이터로 내려오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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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 이하, 충청권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여기로 모인다고 합니다. 국립공주, 부여, 청주 박물관이 이 수장고를 공동으로 사용한다고 하네요. 옛날 백제권의 보물들이 여기 다 있다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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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서랍을 열어서 볼 수 있는 저장 형태도 있어요. 스르르 할머니 서랍 열어보는 재미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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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도자기, 토기, 석기 등이 150만점까지 소장될 수 있다고 하는데, 좀 더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다면 하는 욕심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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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책에서 배웠던 둥근바닥 토기, 빗살무늬 토기, 민무늬 토기, 이런 것들이 정말 무수하게 (?) 발견되었네요. 고대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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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뾰족한 토기들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이런 것은 땅에 묻어서 사용했던 그릇이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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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20도 내외의 온도, 55% 내외의 습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우리가 방문했을 때 실내는 살짝 덥다고 느꼈어요.
장마철에 바깥이 눅눅할 때 여기 오면 쾌적하겠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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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들은 유리장에 고이 보관되어 있고, 우리는 통로들을 자유롭게 다니며 관람할 수 있는 구조, 참 멋지네요. 국립중앙박물관도 이렇게 수장고를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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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공간 2층으로 계속 올라가면서 관람했고요, 화장실도 내부에 있어요.
아참, 여기 이렇게 멋진 충청권역 수장고도 무료관람이에요! (어른이나 어린이나 재미도 있고 유익한 곳이니 많이들 구경하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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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벽에 엄청 큰 스크린에 소장유물들이 보여지는데요, 관심있는 것을 누르면 설명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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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도는 나와줘야 모던한 감동으로 유물들이 다가오는 거 아니겠어요?
에궁, 사진에는 없지만, 하이디 키만한 로봇이 있어서, 누르면 움직이면서 설명도 해주고 그래요. (하이디는 도슨트 설명이나 그런 걸 좀 피하는 성격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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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약을 입혀서 구운 도자기류도 엄청 많아요. 할머니댁에서 본 듯한 것들도 있는 걸 보니, 조선시대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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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청동유물들인 것 같아요. 설명이 다 있는데, 유심히 보면 하루 종일 봐도 다 못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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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모양의 구멍이 있는 그릇은 향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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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져보는 체험전시도 있는데요, 바닥에 본드로 붙여놔서 떨어지지는 않아요. 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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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감상 느낌을 나누거나 토론, 담소를 할 수 있는 문화공간도 있어요. (지금은 평일 오후라서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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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고 입구에는 점자로 층별 안내도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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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박물관 수장고의 추억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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