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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garden to table

시금치된장국 끓이는 법

by 맛의 마술사 하이디 2024.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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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 때는 시금치는 사계절 먹을 수 있는 거라 생각했었어요.  그러다가 알게된 건, 시금치는 추운 계절에 맛도 좋고 제철이라는 거, 알고보니 여름 시금치는 맛이 없더라고요.  ㅎㅎ

 

땅과 함께 하면서 알게 된 건, 시금치는 가을에 심어서 이듬해 이른 봄까지 먹는다는 거에요!  놀라운 건, 이른 가을에 심어서 싹나고 커지면 일부 베어 먹고요, 잘 못자란 것들 그대로 밭에 두면, 추운 겨울에는 눈 속에서 흔적도 없다가 봄에 다시 파릇한 새싹이 나온다는 거에요!

물론, 제가 말하는 건,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이 아닌 노지에서 키우는 시금치랍니다.  새싹이 나서 먹을만 하게 자랐는데, 벌써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니 얼른 거둬서 먹어야지요.

시금치는 뽑지 않고 밑둥을 칼로 잘라서 수확해요. 뿌리에 닿은 줄기부분이 빨갛지요?  ㅎㅎ

시금치를 주방으로 가져와서 하나씩 다듬었어요.  뿌리 부분 자를 거 있으면 자르고요, 잎도 시들어진 것들은 과감히 잘라냅니다.  식촛물에 씻고, 따순물에 씻고, 찬물에 씻어서 깔끔하게 단장한 시금치를 먼저 물에 데쳐요.

된장국에 들어갈 시금치지만, 시금치에는 수산(oxalic acid)이 포함되어 있어서 칼슘과 함께 몸에서 결석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해요.  그러니 반드시 데쳐서 쓰면 좋을 것 같고요, 매일 많이 드시지 않는 거라면 많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데치는 게 좋겠지요.

물이 팔팔 끓을 때 시금치를 넣었어요.  이런이런! 물은 보이지도 않네요.  몇 분을 데친다는 분도 계시던데, 하이디는 식감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끓는 물에 시금치를 넣고 두어번 위아래를 뒤집어서 다시 물이 끓어오를 때쯤에 건져서 찬물에 헹굽니다.  아직 시금치의 자존심이 살아 있도록 말입니다.

* 이제 시금치를 넣을 된장국을 준비해요.  멸치와 다시마, 새우가 들어있는 하이디의 다시백을 물 1.2 리터 정도에 넣고 5분 정도 끓였어요.

* 된장 2.5 Ts을 고추장 1Ts과 함께 걸러 넣고 다시백도 건져 냅니다. (하이디는 집에서 만든 된장, 고추장을 썼고요, 장마다 염도 차이가 있으니, 처음에는 너무 짜지 않게 넣어주는 게 좋아요) 

* 된장 풀은 국물을 좀 더 끓여주다가 시금치를 넣었어요.  시금치는 오래 끓이면 색도 누렇게 변하고 식감이 흐물흐물 풀어지니까 오래 끓이지 않는 게 좋아요.  하이디는 여름에 썰어서 냉동해 둔 호박도 함께 넣었어요.  (이렇게 해서 산골에서는 사계절 호박을 먹을 수 있어요.)

끓으면서 시금치가 위로 올라옵니다.  시금치국은 뚜껑을 닫지 않고 끓여야 초록색이 유지된답니다.

* 텃밭의 대파도 송송 썰어 넣었고요, 이제 1분 정도만 끓여서 완성했어요.

그닥 눈에 띌 것도 없이 우리네 식탁에서 묵묵히 한 역할을 하는 조용한 시금치된장국이에요.  어느 반찬이나 식탁의 일상적인 메뉴와도 잘 어울리죠!  올 가을에도 풍성하게 시금치를 많이 파종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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