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노포 <이중본> 이런 중국집이 다 있어?

전주에 갔어요.  전주는 우리 시댁이 있는 곳이면서 옆지기의 고향(은 아니지만, 청년이 되기까지 자란 곳)이랍니다.

친구가 이중본에서 저녁을 먹자고 했어요.  거기가 어디지? 싶은 낯선 타이틀, 하지만 <이중본>은 전주에서 꽤 오래되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는 중국집이랍니다. 

 

네비게이션의 도움으로 찾아갔는데요, 교회하고 중국집이 붙어있나 했어요. ㅋㅋㅋ

왜 저 건물이 교회로 보였을까요?

위치는 지도를 참고하세요.  아주 넓은 축구장같은 주차장이 있는 이곳은 교회 아니고, 성(城)도 아니고, 중식집 "이중본"이랍니다.

넘나 근사한 전주 중국집 <이중본>, 이런 건물은 생각도 못했네요.

점심 특선 3만원~3만5천원에 5-6가지 요리와 식사를 즐길 수 있네요.  허어~ 괜찮아 보입니다.

유서 있는 중국집 답게 시그니처 메뉴들도 맛나 보여요!

영업 시간을 참고하세요.  오후 2시반~5시는 휴식 시간인 점 유의하시고요, 월요일은 휴무에요.

홀에서 창가로 안내를 받았는데요, 우리가 들어간 곳이 2층 같은 1층인 듯 (확인 안했음).  홀의 중앙을 실내 정원으로 꾸며 놓은 것도 멋지군요!

 

이른 저녁시간인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6시가 되니 속속 손님이 들어옵니다.  주차장도 점점 빼곡이 채워지고... (유명한 집은 다르네요.)

이 정도 분위기면 중국음식 아무 걸 먹어도 맛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넘나 근사해요.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춘 모임이나 행사에도 적격일 것 같아요!

창업주의 성이 이(李)씨이고, 중국음식의 기본(中本)이 되고자 하는 의도의 상호 <이중본>, 이렇게 이해를 하니 그 이름이 정겹고 반듯하게 느껴집니다.

자스민차와 단무지, 김치가 먼저 상에 놓여졌어요.

메뉴판에서 보니, 코스요리도 멋지고요, 단품 요리나 식사도 뭔가 정성이 들어가 있을 것 같아요.

바로 이중본의 모토 "맛으로 표현된 또 하나의 예술", 과연 그러한지 음식의 맛을 봐야 합니다.

우리는 요리 한 가지를 함께 먹고, 4명이 각자 식사를 주문했어요.  튀김요리를 먹고 싶었지만 (탕수육, 깐풍기, 유린기 등), 옆지기가 발치를 하고 몇일 안되었기 때문에 부드러운 걸로 선택해줬어요.  류산슬, 여기서는 유삼슬이라고 하네요.

유산슬이 부드럽기는 했는데, 버섯은 많이, 죽순은 조금 들어서 좀 서운했어요.  하이디는 죽순이 잔뜩 들어있는 류산슬을 기대했거든요.  

유삼슬은 3가지 재료(해산물, 육류, 채소) 얇게 채 썰어 볶은 다음, 걸쭉한 소스로 완성하는 중국요리잖아요?  이중본의 유삼슬은 해산물로 해삼과 새우가, 야채로는 죽순, 표고와 양송이, 그리고 브로콜리와 팽이가 들어있었어요. (육류가 들어있지 않은 건 별로 섭하지 않아요.)  

🔹 유산슬의 의미
"유(溜)": 걸쭉한 소스를 입혀 부드럽게 볶는 조리법
"산(三)": 세 가지 주요 재료(해산물, 육류, 채소)
"슬(絲)": 가늘게 채 썬 재료

 

하지만, 요리의 전체적인 조화는 괜찮았어요. 

새우 볶음밥에는 짜장이 곁들여 나왔고요,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적당했어요.  해물과 야채가 적당해서 친구가 맛있게 잘 먹더라고요.

하이디의 식사는 사천탕면이었어요.  와~! 저는 이거 진짜 맛있게 먹었어요.  조개와 해물도 많이 들어있었지만, 면이 특별히 쫄깃하고, 계속 연구하는 중식집 다운 면모가 있네요!  국물은 칼칼하면서 구수한, 약간 나가사끼 짬뽕 국물 비슷하다고 할까요?  맛있게 먹었어요.

남편과 친구는 삼선짜장면을 선택했는데요, 해물도 많지만, 짜장소스가 많이 짜지 않으면서 조화로운 맛이었어요.

거의 식사가 끝나갈 무렵에 옥수수빠스(맛탕)를 가져다 줬어요.  흐음, 1인당 2개씩 주면 좋겠당~!

바깥에 날씨는 어둑해지고, 오랜만에 만난 것도 아닌데, 다정한 대화 가운데 맛난 식사를 마쳤어요.

무려 40년째 전주에서 중국요리의 기본으로 예술적인 맛을 추구하고 있는 노포 <이중본>, 재방문해도 역시 기대가 되는 식당인 것 같아요.  전주 맛집으로 인정합니다. (친돈내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