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가 메주로 장(된장과 간장)을 담가둔 지 45일 되었어요. 울 엄마는 40일이면 된장을 건지라 그러셨고, 항간에서는 50일 후에 건지라고도 하네요. 암튼, 저는 40일과 50일 사이에 장가르기를 했답니다.
메주로 장담그기는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저는 음력 3월에 메주를 구입해서 장을 담갔어요.
https://haidi-cooks.tistory.com/172
처음에는 맑았었는데, 이렇게 꽃이 피었어요. 하이디도 꽃이 심하게 피면 좀 속상하는데, 꽃이 피지 않으면 (팡이균이 활동하지 않으면) 된장이 되지 못하겠죠? 그냥 소금물로 있으면 뭐가 되겠어요~?
그러니, 간장에 꽃이 피는 걸 너그럽게 예뻐해줘야 할 것 같아요. 메주가 소금물 속에 가라앉도록 신경써 주시면, 이렇게 쉽게 분리가 되거든요. (근데, 좀 흉하기는 하죠 ㅋㅋ)
위에 떠있는 균류를 체로 떠냈어요. (거짓말같이 하나로 잘 떠진답니다.)
이제, 메주는 건져서 된장이 될 것이고요, 액체는 끓여서 조선간장(국간장)이 될 거에요.
1. 된장 만들기
넉넉한 보울에 (깨끗하고 물기없는) 메주를 건져서, 손으로 으깼어요. 잘 불어서 절구공이나 다른 도구가 필요 없었어요.
겨우 메주 두장(콩 반말 분량)이니까, 손으로 주물주물 조물조물 놀이하듯 부수고 흩뜨립니다. 간장을 조금씩 부어서 잘박잘박하게 만들면서 주무르면 되거든요. ㅎㅎ 하이디는 국그릇으로 3개 정도의 간장을 (된장 떠낸 국물) 부으면서 주물렀어요.
대충 메주 덩어리가 부숴졌으면, 이제 반죽하듯이 손으로 눌러줍니다.
집에서 된장, 간장 담그는 것 처음 보시는 분도 계실 거에요. 하이디는 엄마가 하시는 거 여러 번 봤는데, 이제는 엄마는 못하시고 제가 한답니다.
이렇게 페이스트(콩건더기는 많지만) 상태가 되었으면, 미리 스팀 소독해 둔 옹기 항아리(장독이라 하긴 너무 거창하지요)에 꼭꼭 담아줍니다.
사진만 봐도 잘박잘박~함이 느껴지시죠? 울 엄마는 이대로 유리 뚜껑 씌워서 볕을 쏘이라 하셨는데, 저는 다른 분이 알려준 대로 합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는 하이디...) 된장이 꼭 볕을 보지 않아도 1년 이상 이렇게 놔두면 맛이 나더라고요~!
된장 표면에 얇은 비닐을 얹어서 공기와 접촉을 줄여줬고요, 그 위에 소금을 올려놨어요. 2 센티쯤 높이면 될 것 같아요.
굵은 소금 올려놓으면 되는데, 하이디는 꽃소금 있어서 꽃소금을 올렸어요. 그리고, 이제 옹기 뚜껑을 닫아서 거실 한 구석에 둡니다. 장독대가 거창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바깥에는 크고 작은 동물들이 많으니까요.
이제 하이디가 된장을 위해 할 일은 다 했어요. 남은 일은 시간과 유익한 균들이 다 할 겁니다.
2. 간장 (= 조선간장, 국간장, 집간장)
된장을 건지고 난 국물을 걸러서 끓이면 간장이에요.
된장 걸러낸 물을 체에 걸러서, 커다란 냄비에 붓고 끓이면 됩니다. 시간이요? 울 엄마가 간장을 그냥 끓이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졸인다 그러셨거든요. 하이디는 한 시간 이상 끓였고요, 액체의 부피가 20% 정도 줄어들면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가 쓰는 큰 냄비에 두 번 끓였어요. 끓이는 도중에 거품도 나고요, 냄새도 많이 나요. (간장 냄새, 아파트에선 이웃분들께 좀 미안했었죠.)
거품은 보이는 대로 거둬내도 됩니다. 다 끓이고 잠시 놔뒀더니, 액체 표면에 소금기가 동동 뜨네요. ㅎㅎ (지저분한 거 절대 아님)
이렇게 정성껏 달인 간장을 미리 전날에 소독해 둔 독에 부어둡니다. 이것은 유리 뚜껑을 덮어서 볕을 좀 보일 생각이에요. 간장이 필요하면 지금서부터 먹어도 됩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죠? 장맛은 세월의 맛... )
항아리 소독하는 법은 지난 번 포스팅에 보여드렸으니 참고하시고요.
https://haidi-cooks.tistory.com/172
남들 안하는 번거로운 장담그기, 왜 하느냐고요?
이렇게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놓으면, 음식 만들 때 내가 원하는 맛을 쉽게 낼 수 있어요. 그, 소위 깊은 맛이라는 거 있잖아요!
'Haidi cooks Korean foo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렁쌈장 쉽게 만들어요~! (거의 야매요리) (1) | 2024.06.25 |
---|---|
매콤 감자볶음_시어머니의 손맛 재현 (1) | 2024.06.24 |
제면기로 집에서 생국수면 만들기 (5) | 2024.06.15 |
봄의 향기를 최대한 살리는 땅두릅 무침 (2) | 2024.05.27 |
고추장 멸치볶음 만들기: 깔끔하고 야무진 맛 (4) | 2024.05.09 |